어린이과학동아&수학동아 기사

안녕하세요? 시민과학풀씨 땅후루팀 임주영 기자입니다. 

 

저는 평소 지구사랑탐사대 활동에 재미를 느껴서 여기 저기 탐사를 하러 다니곤 하는데요. 유독 찾기 힘든 것이 땅거미였습니다. 

아무리 주변을 눈씻고 찾아봐도 땅거미는 커녕 전대그물 조차도 발견하기 힘들었어요. 사진을 봐도 잘 모르겠고 너무 찾고는 싶은데..

막막하던 차에 땅후루팀 오픈채팅방에서 현장 탐사 같이 할 기자 1명을 모집한다고 해서 재빨리 신청했습니다. 2번째로 줄을 섰는데 운좋게도 탐사할 기회를 얻게 되어 경기도 하남 00산에 다녀왔습니다. 

 

땅후루팀 정재욱이 연구원님과 함께 매표소 앞에서 만나 산을 천천히 오르면서 전대그물부터 찾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원님께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고, 땅거미를 발견할 때 기억해두면 좋은 여러 가지 팁들을 얻을 수 있어서 정말 유용했습니다. 

제가 들었던 팁들을 이 기사에서도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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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르고 딱딱한 땅, 흙보다는 축축하고 부드러운 흙 주변을 탐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땅거미는 전대그물을 치고서 땅 속을 파고 내려가 서식하기 때문에, 땅이나 흙이 딱딱하면 아무리 엄니가 발달한 땅거미라 할지라도 흙을 파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2. 땅거미는 줄기가 매끈하고 부드러운 나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참나무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소나무 근처에서도 의외로 자주 발견이 되니 나무 수종을 굳이 가려가면서 관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3. 땅거미는 나무 하단부 뿐만 아니라 돌 밑에도 전대그물을 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낙엽이 너무 많이 쌓여있는 곳에는 땅거미들이 잘 서식하지 않습니다. 

 

5. 땅거미는 위장술이 뛰어나 나무 줄기 사이에도 전대그물을 치는 경우가 있으니 줄기 틈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좋습니다. 

또한 이끼로 전대그물을 덮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끼가 어긋나면서 엉성하게 덮여있는 곳은 한번쯤 의심해보면 좋겠죠?

 

6. 물기가 많은 곳을 선호하기 때문에 주변에 강이 있어 습기가 계속 공급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다면 땅거미를 관찰하기에 유리한 장소입니다. 

 

7. 땅거미는 간혹 스트레스를 받으면 크고 날카로운 엄니로 공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연구원님도 물린 적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다행히 독은 없지만 물리는 순간 살짝 따끔한 정도라고 합니다. 

 

8. 땅거미는 여느 거미들처럼 어린 새끼일때 바람을 타고 날아가 이동하는 경향이 있어서 발견된 지점 뿐만 아니라 그 근처들도 찾아보면 좋습니다. 다만 하나의 산을 넘어갈 만큼 오랫동안 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9. 전대그물은 땅 속까지 깊숙히 묻혀 있는 경우가 많으니 섣불리 당겨서 끊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끔 벌이나 기타 곤충들이 전대그물 속으로 들어와 땅거미를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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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미션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 땅거미 전대그물을 발견하실 수 있으신가요?

만일 5초 만에 발견하신다면 앞으로 탐사하실 때 땅거미를 발견할 확률이 매우 높을 거라고 감히 추정해 봅니다. 

5초 이내로 발견하는데 성공하신 분은 댓글 달아주세요!! ^^

 

연구원님께서 기록을 남기는 방법도 설명해 주셨는데요. 

하나의 전대그물을 발견할 때마다 3장의 서로 다른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첫번째는 위 사진처럼 어느 장소에서 발견되었는지(나무 줄기 밑인지, 줄기 틈새인지, 돌 밑인지.. 등등) 전체적인 장소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을 한 장 찍어두면 좋습니다. 

 

여기서 미션 답을 공개합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전대그물은 생각보다 크기가 아주 작습니다. 

얼핏 보면 자그마한 낙엽 조각이 붙어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발견하는 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몇 번 연구원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집중하며 찾다보니 조금씩 요령도 생기고 눈에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래도 힘들긴 합니다.  하하하핫.. ^^;;;)

 

 

 

이번에는 좀더 잘 보이시죠? 

이게 바로 두 번째 사진입니다. 전대그물만 확대해서 사진을 한 장 찍어둡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대그물은 마치 주머니처럼 생겼어요. 

땅거미는 저 속에 꼭꼭 숨어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대그물은 땅 속 깊이 파묻혀 있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길이보다 훨씬 더 길다랗습니다. 

 

 

 

땅후루팀에서 택배로 받았던 카드 겸 자입니다. 전대그물의 크기를 가늠할수 있는 치수자가 프린트되어 있기 때문에 

전대 그물 옆에다 세워두고서 사진을 찍으면 나중에 사이즈를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이 바로 세 번째 사진입니다. 

 

정리를 하자면, 

1. 전체 환경이 잘 드러나게 찍은 사진

2. 전대그물 확대 사진

3. 치수 가늠한 물체(카드 치수자)와 함께 찍은 전대그물 사진

이렇게 3장의 사진을 찍어두면 나중에 연구원님께서 보고 확인하시기 좋을 것 같아요!

 

 

 

 

 

전대그물을 찢어서 그 속에 있는 땅거미를 확인해보았습니다. 

땅거미는 원시거미의 형태이고 엄니가 매우 발달해 있다고 합니다. 

전대그물 속으로 개미 같은 먹이들이 들어오면 재빠르게 엄니로 공격해 먹이를 잡아먹는다고 합니다. 

 

 

 

땅거미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엄니로 물어버리기도 한다고 해서 처음에는 좀 무섭기도 했지만

절호의 찬스가 왔다 싶어서 손에 올려서 더 자세히 관찰해 봤습니다. 

손바닥에 올려놓고 관찰을 하고 있는데 잽싸게 제 옷 소매 쪽으로 이동하길래 혹시 소매 속으로 들어가버리는 거 아닌가 싶어서 잠시 식은땀이 흐르기도 했어요. 

 

 

이 땅거미가 살고 있던 전대그물을 조심스럽게 삽으로 파내서 찍어본 사진입니다. 

정말 생각보다 길다랗죠?

중간에 전대그물이 끊어지는 일이 없도록 연구원님께서 삽으로 조심스럽게 파내셨어요. 

참고로 이 땅거미는 1.5년에서 2년 정도 된 것으로 추정이 된다고 합니다. 

땅거미의 몸체 크기나 전대그물의 길이 등을 고려해봤을 때 추측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오늘 연구원님과 함께 열심히 땅거미 탐사를 해봤는데요. 

연구원님께서도 여기 땅거미가 정말 많다면서 놀라워하셨어요. 

지난번에 광교산, 지리산 등에서도 탐사를 하셨지만 보통 운좋으면 1-2개 정도 발견할 수 있는데 

오늘 저희가 함께 발견한 전대그물은 무려 10개도 넘었습니다. (사진이 많아 다른  전대그물들은 지사탐 기록으로 올려두었습니다.)

 

처음에는 나무 위주로 계속 찾아봤는데 맨 처음에 돌 틈 밑에서 전대그물과 땅거미가 발견되자

돌멩이들 위주로 찾아봤답니다. 찾다보니 굴비를 엮듯이 하나의 돌멩이 담 근처에서 전대그물들이 마구 마구 발견되는 월척을 경험하기도 했어요. 신이 나서 사진을 이렇게 많이 찍었습니다. 

 

물론 발견했다고 해서 모두 채집통에 넣으면 매우 곤란합니다. 

왜냐하면 땅거미는 잘 발견하기 힘든 고유종이기도 하고 아직 어린 친구들이 많기도 하기 때문이예요. 

연구원님도 이 중 크기가 제법 자란 땅거미 딱 한 마리만을 채집통에 넣어서 가셨어요. 

 

연구하면서 호기심을 충족하고 데이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소중한 생태계를 잘 보호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산에 다니거나 혹은 탐사하실 때 팁들을 기억하시면서 혹시 땅거미 전대그물이 여기 있지 않을까 한번 살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