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거제도, 그리고 남방동사리

2023.02.25

때는 20년도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초가을이였다. 



​당시 민물고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나는 민물고기 박사님, 채병수 박사님을 뵙고 민물고기에 대한 마음이 더욱 무르익었다.



 



20년도 가을은 고등학교 2학년 2학기로 다들 내신 공부한다고 눈에 불을 키고 공부하던 시기이다.



그 당시, 혼자 공부하긴 힘들어 들어간 학원에서는 나에게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길 바랬지만 난 그럴 수 없었다.



세상에는 신기한 것 천지였고, 호기심은 나에게 가장 큰 무기이자 적이였다.



내신 막바지라면서 주말까지 보강 스케줄이 잡혀있는 학원은 나의 호기심을 가두려고 하였지만, 나는 예상외로 황소고집이였다.​



 



학원에는 땡땡이 통보를 때리고, 나는 당장 거제도로 달려갔다. 거제도에는 채병수 박사님이 1999년에 미기록종으로 보고한 '남방동사리(Odontobutis obscura)' 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성무성 크리에이터가 연결시켜준 원종태 거제•통영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님과 연락이 닿아서 남방동사리를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조사를 하면서 먹은 청국장이 기억나는데, 솔직히 청국장을 싫어하지만 배가 고프기도 하고 맛이 생각보다 좋아서 한그릇을 비웠던 기억도 난다.​



 



그 후 약 2년 반만이다.



 



다시 거제도 남방동사리 도서관에 왔다.



 



오랜만에 원종태 국장님도 다시 뵈었다.



 



2년 반만에 바뀐 나를 보니 처음에는 어색하셨던 것 같은데, 2년 전의 추억을 이야기하니 추억에 동화되며 편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당시에는 단순 호기심에 들렸던 거제도이지만, 이제는 연구자로써 표본 확보를 위해 들린 거제도이다.



2년 반만에 보는 남방동사리를 보면서 고등학생 시절의 내가 생각나서 아련했다.



학원에서 혼나면서 그렇게 보고 싶어 계획을 세웠던 그 때의 나.



 



2년 반만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사진을 보면 알다시피 20년도에는 물 밖에서 힘들게 찍던 나였는데, 이제는 수중카메라를 구입하여 양질의 사진을 좀 더 쉽게 찍을 수 있다.



 



그리고 카메라도 바뀌었지만, 나 자신도 많이 바뀌었다. 성인이 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호기심을 마음 껏 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건 또 아니였다.



 



사회에 나가니, 눈치를 봐야하고 책임이라는 것이 따른다. 뭐 그렇다고 성인이 된 것이 싫지는 않다. 확실히 내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폭과 내가 원하는 지식 자체는 더욱 많이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가끔은 아무생각 없이 물고기를 보던 때가 그립기도 하다. 



생각과 책임이 없었기에 갈 수 있었던 고등학고 2학년의 거제도.



가끔 나는 아직도 어린아이이고 싶다.



 



- 나와 거제도, 그리고 남방동사리 -



 



거제도 남방동사리(Odontobutis obscura)



남방동사리의 특징 나비 넥타이 무늬 반점



* 남방동사리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이며, 우리나라에는 거제도 산양천에만 서식하도 있다. 분포 지역이 굉장히 작아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거제도 산양천에 하천공사, 저수지 준설 등 다양한 요인으로 위협 받고 있다.




글쓰기 평가어린이과학동아 기자2023.02.27

다현 님, 3년 전 고등학생 때 갔었던 거제도를 오랜만에 다시 가보았군요. 물고기에 대한 열정이 그때부터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 거제도에서 본 남방동사리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소개해 준 덕분에 잘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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