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꽃봉오리보다 더 작은 쥐가 산다고? 멧밭쥐 현장교육!(feat.하늘공원)

2023.10.16

안녕하세요, 김도연 기자입니다.



 



 지구사랑탐사대 대원이시라면 들어 보신 적이 있을텐데요, 아마 많은 분들께 이름조차 생소할 '멧밭쥐' 현장교육 후기를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튤립 속의 멧밭쥐 (출처_Miles Herbert)



 



멧밭쥐는 갈대나 억새, 벼 같은 벼과 식물의 잎을 엮어 테니스공 같은 둥근 둥지를 짓고 그 속에서 휴식하거나 새끼를 기르며, 곡식이나 곤충, 거미(늑대거미, 깡충거미와 같은 배회성 거미)를 먹이로 삼는 들쥐류입니다. 최근에는 꽃 속에 쏙! 들어간 모습으로 널리 알려져 인터넷상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실제로도 동전 한 개와도 맞먹는 5g의 몸무게, 꼬리길이를 제외하고 고작 어른 엄지손가락 크기인 5cm~7cm에 이르는 작은 몸집으로 세계적으로도 가장 작은 쥐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삭 위의 멧밭쥐 (출처_Mark Brider



 



과거 시골에서는 논에서 멧밭쥐나 멧밭쥐의 둥지를 흔히 찾아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보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앞서 말했듯 멧밭쥐는 작은 크기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다른 쥐들에 비해 살아가기 불리한 조건에 놓여 있습니다.



 



따라서 땅에서 생활하는 다른 종의 쥐들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긴 풀을 타고 다니며 공중에서 생활하고, 그곳에서 새끼 또한 기르며, 땅으로 내려오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해요. 때문에 멧밭쥐가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서식지 파괴와 여러 위협요인으로 인해서 멧밭쥐들은 현재 적지 않은 위협을 받고 있고, 아직 이 작은 쥐의 생활사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이번 지구사랑탐사대 11기에서는 '멧밭쥐가 선호하는 서식환경 및 둥지짓기에 이용되는 식물 연구'라는 주제로 멧밭쥐 특별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월 14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하늘공원에서 마성관 연구원님과 함께하는 멧밭쥐 현장교육이 있었는데요, 지금부터 그 생생한 현장을 보러 가실까요?



 



 



 하늘공원의 이웃공원인 노을공원주차장에서 마성관 연구원님, 김예은 매니저님, 다른 팀과 만나 팀소개를 나누고 하늘공원으로 향했습니다. 



탐사를 진행했던 하늘공원에 대한 설명을 조금 하자면, 하늘공원이 위치한 난지도는 '난초와 지초가 풍요로운 섬' 이라는 뜻의 이름에 걸맞게 조선시대부터 자연이 아름답기로 이름났던 곳입니다. 조선 후기의 유명한 화가인 겸재 정선이 난지도의 자연에 반해 난지도 일대를 ‘금성평사’(錦城平沙)라는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고, '꽃섬' 이라는 또다른 별명에 걸맞게 봄이 되면 흐드러지게 꽃이 피는 명소로 신혼여행이나 데이트코스로도 매우 인기있었다고 해요.



 겸재 정선의 ‘금성평사’(錦城平沙)  (출처_https://twitter.com/ljwa5147/status/1398222128168660996)

 



그러나 이 아름다운 섬은 1977년 매립되어버리며, 1년 후 쓰레기매립장으로 지정되고 맙니다. 늘어나던 인구가 배출한 쓰레기를 처리할 방안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죠. 난지도 매립과 함께, 이 땅에 넘쳐르흐던 생명들도 함께 묻혀버렸습니다.



1978년부터 쓰레기 매립이 중단된 1993년까지 매장된 9200만t에 달하는 쓰레기가이곳을 죽음의 땅으로 바꾸어버린거죠. 쓰레기가 매립되던 15년간1400여 차례 크고 작은 불이 났고, 쌓여만 가는 쓰레기들의 높이는 15년 만에 95m를 넘어섰습니다. 





 



오염되어가던 난지도를 다시 살릴 수 있었던 것은 서울시에서 진행한 공원화 사업 덕분이었습니다.



 (출처_https://www.seoulsolution.kr/ko/content/%EB%82%9C%EC%A7%80%EB%8F%84-%EC%83%9D%ED%83%9C%EA%B3%B5%EC%9B%90%ED%99%94-%EC%93%B0%EB%A0%88%EA%B8%B0%EB%A7%A4%EB%A6%BD%EC%A7%80%EC%97%90%EC%84%9C-%EC%83%9D%ED%83%9C%EA%B3%B5%EC%9B%90%EC%9C%BC%EB%A1%9C)



 



난지도를 기존의 모습을 되돌리기 위해 쓰레기가 썩으면서 생기는 가스를 포집하는 매립가스 시설을 100여 개 설치하였고,(이 가스는 현재 상암동 일대의 난방을 위한 연료로 사용 되고 있습니다) 쓰레기가 분해되며 생기는 오염된 침출수가 한강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방벽을 쳤습니다.



그리고 깊지 않은 토양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식물을 심었습니다. 뿌리가 깊지 않은 외래종과 억새를 주로 심었는데, 이것이 현재 하늘공원이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억새축제로 유명해진 계기가 되었죠.  



 



출처_ 내 손 안의 서울





 이렇게 새롭게 탄생한 난지도의 다섯 개의 공원의 이름 '노을공원', 하늘공원', '평화의공원', '난지천공원', '난지한강공원' 입니다. 통틀어서 '월드컵공원'이라고도 하죠. 





 공원을 만드는 데 손을 보탠 시민들의 노력에 보답이라도 하듯, 하늘공원에 야생동식물들이 하나둘 찾아와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맹꽁이는 노을공원과 하늘공원의 마스코트입니다. 황조롱이, 붉은배새매,꾀꼬리 등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새들도 하늘공원에서 살고 있다고 하네요.



 꾀꼬리를 본뜬 전기차, 꾀꼬리 붕붕카 (출처_https://mediahub.seoul.go.kr/archives/2004908)



 



 



한국의 고유종(어느 특정한 지역에만 분포하는 생물의 종)인 꼬리명주나비, 역시 멸종위기 2급인 쌍꼬리부전나비 같은 곤충들도 볼 수 있습니다.



 쌍꼬리부전나비 (출처_기자 본인)



 



 



식물로는 서울시보호종인 참통발, 긴병꽃풀 등이 자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억새에 기생하는 기생식물, '야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야고 (출처_기자본인)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하늘공원으로 향하는 길에서는 물까치와 고양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물까치 (출처_기자본인)



 



고양이 (출처_기자본인)



 



봄과 여름에는 꿩, 오색딱따구리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볼 수 없었습니다.



(봄, 여름이 되면 매우 다양한 생물들을 만날 수 있으니 꼭 한번 방문해보세요!)



하늘공원에 들어서자, 매년 개최되는 2023서울억새축제 때문에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끌벅적했습니다. 억새가 갈색으로 많이 변해 둥지를 찾기 힘들었지만, 모두 열심히 찾았습니다.





 처음에는 둥지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곧 양육용 둥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양육용 둥지 (출처_기자본인)



멧밭쥐의 둥지는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새끼를 기르는 둥지와 은신처로 사용하는 둥지입니다. 멧밭쥐는 암수 모두 동일한 성별의 멧밭쥐와 경쟁을 한 후, 경쟁에서 이긴 멧밭쥐끼리 만나 짝짓기를 합니다. 짝짓기를 마친 즉시 수컷은 떠나버리고, 암컷은 약 20일 간의 임신기간 동안 양육을 위한 둥지를 짓습니다. 풀을 가늘게 찢은 후 테두리를 먼저 만들어 모양을 잡고, 다른 풀을 엮어가며 둥지를 완성합니다. 그리고 공들여 지은 둥지에서 20일 동안 새끼들을 양육합니다.



암컷 멧밭쥐가 양육용 둥지를 짓는 과정 (출처_https://www.hellodd.com/news/articleView.html?idxno=22644)



 



신기한 점은, 양육용 둥지는 은신처용 둥지보다 모양이 더 둥글고 크며, 꼼꼼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이런 둥지들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풀을 잘고 섬세하게 잘라서 깔아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구원님께서 둥지가 사용 중인 둥지인지(새끼들이 살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1. 둥지의 입구를 찾는다.(장갑을 착용해야 합니다.)

 멧밭쥐가 드나드는 통로로, 언뜻 보기에는 입구가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멧밭쥐의 몸집이 작기 때문에 입구가 풀에 가려져 있으면 감쪽같이 눈에 띄지 않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2. 손이나 핀셋을 이용해 멧밭쥐가 살고 있는지 확인한다.



(  주의:현장교육에서는 모든 둥지가 오래되었고 버려져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둥지의 내부를 관찰하였습니다. 만약 멧밭쥐의 둥지를 발견한다면 새끼들과 어미 모두에게 위협이 될 수 있고, 야생동물이 살던 공간이기에 세균이나 기생충이 있을 수 있으니 열지마세요!)



 둥지를 열어보니 바깥의 풀보다 더 잘게 찢긴 부드러운 풀이 깔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양육용 둥지 내부 (출처_기자본인)



 이어서 둥지를 4개 더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후에 발견했던 둥지 중 3개가 양육용 둥지였고, 단 하나만이 은신처용 둥지였습니다.



 



양육용 둥지 (출처_기자본인)



 





 은신처용 둥지 (출처_기자 본인)



 



 은신처용 둥지는 수컷이 몸을 피하거나 휴식을 하기 위해 만든 거처로, 암컷이 지은 양육용 둥지와는 다르게 크기가 작고 풀이 드문드문 엮여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둥지 안쪽을 관찰해보면, 부드럽게 찢어놓은 풀이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집 주변에 갈대나 벼 같은 벼과 식물이 있다면 둥지를 한번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대부분 40cm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하지만, 새로 지은 둥지는 조금 더 위쪽에 위치해있고 현장교육에서 찾았던 둥지들은 키높이에 있었던 겄을 고려하면 둥지들의 위치는 다 다른 것 같습니다.



 



 



 멧밭쥐가 둥지를 만들고 시간이 지나면 둥지가 갈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주변의 풀이 시들기 전에 찾는 것이 더 쉬운 것 같습니다. 만약 둥지를 찾는다면 팝콘플래닛의 지구사랑탐사대에 꼭 기록해 주시길 바랍니다!



  



<멧밭쥐 탐사기록 올리기>



 



1.팝콘플래닛에 들어간다



2.시민과학콘->지구사랑탐사대->"탐사기록 올리러 가기"배너를 클릭



3.카테고리에서 "멧밭쥐(특별탐사)" 선택 후 각 해당 항목에 체크하고 사진을 업로드한다



 



 



  가족과 함께 멧밭쥐 둥지를 꼭 찾아보세요! 생각보다 멧밭쥐는 우리에게 더 가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상으로 김도연 기자였습니다.



 



하늘공원 (출처_기자본인)


글쓰기 평가어린이과학동아 기자2023.10.19

도연 친구, 멧밭쥐에 대해 정말 많은 걸 조사하고 현장 교육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한 편의 보고서 같은 글을 써 주었네요. 멧밭쥐라는 이름부터 생소한데요. 오늘 도연 친구의 글을 읽은 친구들은 멧밭쥐에 대해 많은 걸 알게되고, 또 관심을 갖게 될 것 같아요. 작은 쥐라 잘 보이지 않겠지만,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멧밭쥐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생상한 사진과 멧밭쥐에 대한 정보, 자신의 경험과 생각까지 잘 어우러진 취재 기사였어요.

목록보기

댓글 18

저도 멧밭쥐 봐보고 싶어서 좋아요 누르고 갑니다

우리 모두 같은 마음이네요 ❤️ 언젠가 멧밭쥐를 꼭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멧밭쥐 넘넘 귀엽죠~


긴 기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맷밭쥐 탐사는 시간때문이 못갔어서 아쉬웠는데 이렇게하도 보니까 좋은것 같아요!

네 하늘공원에 멧밭쥐가 정말 많이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쓰레기산이 훌륭한 멧밭쥐 서식지로 탈바꿈한게 정말 신기했답니다♡

너무 소개도 자세하고 사진도 이해하기 쉽고 이거 진찌 우수기사 되야하는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다음에 같이 탐사해요^^


댓 감사합니다~

도연대원~! 이번 멧밭쥐 탐사에 함께 가지 못한 다른 대원들이 도연 대원 기사를 보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자세히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한번 직접 눈으로 찾기 시작하면 풀밭에 갈때마다 자동으로 찾게 되는 멧밭쥐ㅎㅎ 그 매력이 정말 크죠?^^ 우리는 다른 탐사에서 또 만나요~!

네~하늘공원에 생각보다 멧밭쥐 둥지가 많더라구요♡

멧밭쥐가 사람들의 쥐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큰 기여를 하는 것 같아요

지금도 하늘공원에 방문할 때마다 기웃기웃 둥지를 찾고 있어요!



제 기사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늘 공원 멧밭쥐 현장교육 신청하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기사 읽어보고 많이 배웠습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꼭 한번 방문해보세요! 멧밭쥐 말고도 많은 생물들을 만날 수 있답니다(운이 좋으면 멸종위기종을 발견할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