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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규빈 기자입니다.

여러분은 풀에서 사는 멧밭쥐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보통 ‘쥐’하면 땅에서 산다고 생각하는데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멧밭쥐는 작은 몸집으로 높게 자란 풀을 타고 다닙니다. 먹이는 곡식, 풀 위에 사는 곤충들을 잡아먹으며, 둥지마저 갈대나 억새, 벼와 같은 풀 위에 짓습니다.

왜 멧밭쥐는 땅이 아닌 풀위에서 살게 되었을까요?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저는 10월 14일 서울시 마포구 하늘공원에서 열린 멧밭쥐 탐사에 참가하게 되었는데요. 멧밭쥐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상태라 기대가 많이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게요.

<사진출처: Unsplash의Glen Hooper>

우선 이름부터 특이한 멧밭쥐는 뫼 산(山)자와 밭이 합쳐져 ‘산과 밭에서 사는 쥐’라는 뜻입니다.  몸 길이가 5~7cm이고 꼬리 길이가 5~9cm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쥐라고도 하네요. 몸집이 작아 풀에서 풀로 잘 이동하며, 꽃봉오리 속에도 쏙 들어갈 수 있는 크기라고 해요.

앞서 이야기 드렸듯이 멧밭쥐는 풀 위에서 사는 데요. 이는 땅 위의 먹이 경쟁을 피하기 위해 풀 위로 올라간 것이라고 해요. 땅 위에 사는 보통의 쥐들은 크기가 커 단단한 줄기가 아니면 올라가지 못하는데요. 멧밭쥐는 다른 쥐들과는 달리 작고 가벼운 몸으로 씨앗, 곤충과 같은 풀 위의 먹이 들을 독차지할 수 있게 된거죠.

이날 탐사에서 멧밭쥐 둥지를 4개 발견했는데요. 멧밭쥐는 억새나 갈대 같은 높이 자란 풀로 둥지를 짓습니다. 크게 테두리(형태)를 만들고 밑에서부터 쌓아 올라갑니다. 그리고 잎의 사이사이를 뜨개질하듯 엮습니다. 특이하게도 입으로 잎을 반절만 찢어 잎이 싱싱함을 유지하도록 합니다. 둥지가 시들지 않도록 최대한 유지해야 다른 동물들에게 들키지 않을테니까요.

<사진설명: 멧밭쥐의 양육둥지>

멧밭쥐는 둥지를 하나만 짓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 짓는다고 해요.  양육둥지와 쉬기 위한 둥지,그리고 새와 같은 천적을 피하기 위한 가짜 둥지도 있습니다.

양육둥지는 어미가 새끼를 출산하고 키울 때 사용하는 둥지로 빽빽하고 속은 부드러운 풀을 넣어 놓습니다. 양육 둥지는 암컷 혼자서 만듭니다.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할 때까지 20일, 양육을 하는 데 20일이 걸리는데요. 1년에 2~3번 출산을 하고 한 번에 최소 2마리, 최대 8마리까지 낳을 수 있습니다.

쉬기 위한 둥지는 주로 수컷들이 다니다 힘들 때 쉬기 위한 목적으로 만드는 멧밭쥐 집인데요. 양육둥지와 달리 잠깐 쉬기 위한 둥지다 보니 대충대충 약간 타원형으로 만들어 놓는다고 합니다.

<사진설명: 멧밭쥐의 쉬는 둥지>

둥지의 입구는 다른 동물들이 쉽게 드나들지 못하게 숨겨져 있는데요. 일반적인 새의 둥지는 하늘을 향해 열려 있지만, 멧밭쥐 둥지는 사선방향 아랫쪽으로 빽빽한 억새잎 사이에 찾기 어렵게 작게 나 있었습니다. 이번 특별탐사를 진행하신 마성관 연구원님께서 빈 둥지의 입구를 열어 안을 확인해 주셨는데요. 양육둥지였던 것인지 부드러운 풀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설명: 멧밭쥐의 양육둥지 안의 모습>

현장 탐사를 하면서 몇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는데요. 하늘공원은 11월~12월경에 억새를 모두 베어내는데, 멧밭쥐는 그러면 어떻게 되는지 연구원님께 여쭈었어요. 연구원님은 겨울이니 추워져서 땅 속에 얕은 굴을 파거나, 인근의 숲으로 이동할 것 같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또 최근 연구논문에서 나온 멧밭쥐가 초음파를 이용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물었는데요. 어미 멧밭쥐와 새끼 멧밭쥐가 초음파를 이용하여 대화한다고 하네요. 이를 이용해서 초음파 탐지기로 멧밭쥐 탐사하는 부분을 고려해 보시는 중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번 현장 교육 이전에 하늘공원에서 멧밭쥐 둥지를 발견한 적이 있었는데요. 교육을 통해 멧밭쥐에 대해 더 많은 점을 알 수 있게 되어 좋았습니다.

미키마우스의 모델이 멧밭쥐라고 하는데요. 무엇보다 생존을 위해 선택한 진화 방식이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땅 위의 먹이 경쟁을 피해 풀 위로 올라가고, 둥지를 여러 개 지어 천적을 피하는 등 다양한 멧밭쥐의 특성들이 ‘미키마우스’처럼 작지만 참 똑똑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지금까지 기사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