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우수한 과학, 비거를 아시나요?

2014.08.03

  우연한 기회에 <비거, 하늘을 날다> <잊혀진 우리 나래 비거>라는 책을 읽게 되었어요.

 이 책들은 모두 임진왜란 중 2차 진주성 전투때 정평구라는 군관이자 발명가가 '비거'라는 날아다니는 수레을 만들어서 날렸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쓴 소설들 이였어요.  이렇게 '비거'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했다면, 그것은 미국의 라이트 형제가 만들어낸 비행기 보다 많이 앞선것인데, 안타깝게도 설계도나 비거의 제작 방법이 전해지지 않아서 우리의 '비거'라는 것이 세계 최초의 동력 비행기라는 주장을 못하고 있대요.   제가 읽은 <비거, 하늘을 날다>는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을 주인공의 시선으로 그려낸 동화같은 이야기이고, <잊혀진 우리 나래 비거>는 주인공 재윤이가 친구 명우를 찾으러 미국에서 캐나다로 떠나면서 타고 간 비행기가 망가져서, 살아남기 위해서 직접 임진왜란 때 만들어졌던 '비거'를 만들어 탈출한다는 내용이여요.

 

 

 비거에 대한 우리나라 문서에서 남아있는 기록은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의 비거변증설에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대요.

 

1>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이 왜군에게 포위당했을 때 그 성주와 평소 친분이 두텁던 어떤 사람이 '날으는 수레, 비거'를 만들어서 성 가운데로 날아 들어가 성주를 태워 30리 밖에 이름으로써 인명을 구했다.

2> 비거는 4명을 태울 수 있으며 모양은 따오기(혹은 고니)와 같은 형으로서 배를 두드리면 바람이 일어서 공중에 떠올라 능히 백장을 날 수 있되 양각풍이 불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고 광풍이 불면 추락한다.

3> 비거는 날개를 떨치고 먼지를 내면서 하늘로 올라가 뜰 안에서 산보하듯이 상하 사방을 여기저기 마음대로 거침없이 날아다녀 상쾌하다. 우선 수리개와 같이 만들고 거기에 날개를 붙이고 그 안에 틀을 설치하여 사람이 앉게 한다. 물에서 목욕하는 사람이 헤엄치는 것처럼 또한 자벌레 나비처럼 굽혔다 폈다 하는 것처럼 하여 바람을 내면서 날개가 저절로 떠올라가니 잠깐 동안에 천리를 날아다니는 기세를 발휘하여 십여 일의 시간을 단축하게 된다.

4> 늘어진 줄이 종횡으로 연결되어있는데, 그것을 신축하여 기구를 움직이며 가죽주머니를 두드려서 바람을 내면 두 날개가 움직이면서 거침없이 대기위에 떠서 그 기세가 대단히 거세차게 된다.   

 

 

 일본에서는 임진왜란 때 자신들이 본 비거를 여러 기록에 남기고, '비거'를 연구해서 그것이 원래 일본에서 만든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비거'를 제대로 연구하고 있지도 않고 있대요. 과천 과학관의 전통 과학관 구석에 가면 '비거'가 전시되어 있는데, 문서에서 나오는 것과 달리 동력이 없는 행글라이더 같은 '비거'를 전시해두고 있대요.

 

 

 

 학교에서 담임 선생님께서 '경기도 학생 비거 탐구 대회'라는 것이 있는데  한번 참여해 보겠냐고 여쭈어보셔서, 아무 고민없이 바로 신청을 바로 하고 집으로 왔어요. 그런데,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이제까지 비행기라는 것은 한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내가 갑작스레 '날으는 수레'를 만들려고 보니까 너무나 당황 스러웠어요. 하지만 여기저기 책도 뒤지고 인터넷도 뒤져보니, 못할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첫 경험 자체가 내게는 의미가 있고, '탐구 대회'라는 말에 한번 더 비거에 가까워 지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용기를 내었어요.

 

 

 

 

 

 

 7월18일 '경기도 학생 비거 탐구 대회'에 나갔는데, '비거'를 멋지게 만들지는 못했지만 정말 의미있는 경험을 한것 같아서 뿌듯했어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부로 나누어 '비거'를 만들고 각자 2번씩 날리는데, '비거'를 만드는 시간도 충분히 주고 비거만들고 날리는 시간이 끝나면, 선생님께서 비거의 역사와 그 의미 등에 대해서 많은 설명을 해주셔요. 저는 이런 의미있는 탐구대회에 나도 참여했다는 것이 왠지 뿌듯하고 행복해요. 앞으로 우리나라의 우수한 과학에 대해서 좀 더 폭넓은 공부를 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게 작은 소원이 생겼다면, 누군가가 '비거'를 동력 비행기로 재현해내서 입증을 제대로 해서,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의 동력 비행기를 만들었음을 세계에 알릴 날이 오면 좋겠어요. 여러분도 내년에는 저와 함께 도전해봐요.

 

 

글*사진- 윤민지 어린이 기자

 

 

 

 

글쓰기 평가김청한 기자2014.08.05

책을 좋아하는 민지 기자답게 책을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기사를 써주었네요.
단순히 책 내용을 정리한 데서 멈추지 않고, 관련 대회에 나간 경험까지 덧붙여서
좀 더 의미있는 기사가 됐어요.

우리나라 전통 비거 재현. 언젠가는 이루어지겠죠?
앞으로도 좋은 기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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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ㅠㅠ 그래도 민지 기자라면 모두 잘 할 수 있을 거예요. 화이팅~!
김 청한 기자님...저도 우리 나라 전통 비거 재현의 꿈을 위해 요즘 전통과학에 대한 책을 읽고 있어요. 일본에서 자기들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 참 마음 아파요. 엄마가 비거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한자공부도 열심히 해야된다고...요즘 한자시험도 보셔요. T.T 할것이 점점 늘어나네요.
정재필 기자님은 기사를 정말 꼼꼼히 읽으시는 것이 본받을 점인것 같아요. ^^ 항상 감사드려요.
과천과학관에 가면 비거랑 완전 똑같지는 않아도 좀 비슷한 것을 볼 수 있겠네요.
비거를 만들다니 역시 우리나라 사람이 머리가 좋은가봐요
비거라고 해서 처음에 제목을 보고 버거인 줄 알았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