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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갑상어는 상어가 아니다! - 서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씨큐리움
얼마 전에 저는 가족들과 서천군에 있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씨큐리움(이하 씨큐리움)에 다녀왔습니다. 씨큐리움은 SeaQrium = Sea(바다) + Question(질문) + Rium(공간) 의 합성어로, ‘바다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며 해답을 찾아가는 전시와 교육의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씨큐리움에는 7,000점 이상의 다양한 해양생물들의 표본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제가 씨큐리움에서 감탄했던 점은 특이하게도 1층부터 보는 게 아니라, 4층부터 시작해서 밑으로 내려오면서 관람을 하는 순서였습니다.
맨 처음에 건물 안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시선을 끄는 것이 있었는데요. ‘씨드뱅크’라는 씨큐리움의 상징조형물이 거대하게 중앙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씨드뱅크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해양생물 표본 5천 점이 전시된 일종의 탑이었는데, 1층에서 8층으로 층별로 나누어져있고,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더욱 발달된 생물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씨드뱅크 안을 층별로 모두 올라가볼 수는 없었지만, 일단 1층까지는 내부를 구경할 수 있었어요.
관람은 제일 먼저 4층에 있는 제 1전시실부터 시작했습니다. 4가지 존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첫 번째는 ‘해양생물다양성’이었습니다. 바다의 탄생부터 바다에 사는 수많은 물고기들의 표본이 전시되어 있었지요. 그 중 몇 가지 인상적인 것들은 산갈치, 전자리상어, 철갑상어입니다. 산갈치는 주로 열대 바다에 살고, 심해 1,000m 정도의 깊은 바다에서 살아갑니다. 산갈치는 지진이나 해일이 느껴지면 얕은 물로 올라온다고 하고 몸길이는 10m 정도로 매우 깁니다. 전자리상어는 가오리와 상어의 중간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섯 쌍의 아가미구멍을 가지고 있지요. 이러한 다섯 쌍의 아가미구멍은 상어만의 특징이라고 합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이름 뒤에 상어가 붙어있는 ‘철갑상어’가 실제로는 상어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철갑상어는 상어를 구분하는 조건인 다섯 쌍의 아가미구멍 대신에, 한 쌍의 아가미덮개만 가지고 있는 견골어류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부분의 물고기, 고등어, 조기 등등이 모두 이런 견골어류이지요. 철갑상어가 유명한 이유는 바로 캐비어라는 철갑상어 알이 고급 음식의 재료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존은 ‘해조류 & 플랑크톤’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해초와 해조류의 차이를 알고 계신가요? 해초는 뿌리, 줄기, 꽃으로 이루어져 있는 반면 해조류는 뿌리처럼 생긴 ‘부착기’를 가지고 있고, 바닷속 생물들이 알을 낳는 공간이나 먹이를 제공하여 줍니다. 특히 성게에게 많은 먹이를 제공합니다. 이 때문에 해조류는 ‘바다의 육아방’, ‘성게의 만찬’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고, 광합성을 하기 때문에 산소도 만들어냅니다. 플랑크톤은 매우 작아서 현미경으로 직접 플랑크톤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플랑크톤으로는 해파리가 있습니다. 해파리는 무게가 60kg에 달하기도 하고, 물에 떠다니기 때문에 ‘방랑자’라는 별명이 있기도 하지요.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하기 때문에 산소를 만들어냅니다. 또한 다른 생물들의 먹이가 되기 때문에 먹이 사슬의 매개체 역할을 하지요.
세 번째 ‘무척추동물’ 존에서는 여러 가지 무척추동물들의 표본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연체동물은 껍데기의 개수에 따라 분류하는데, 껍데기가 하나인 경우에는 고둥과 같은 복족류, 두 개인 경우에는 조개나 굴이 속하는 이매패류, 없는 경우에는 문어나 오징어와 같은 두족류에 속합니다. 연체동물 중, 낙지는 암수구별이 가능합니다. 낙지의 다리는 8개이고, 암컷은 빨판이 모든 다리에 끝까지 나 있습니다. 반면 수컷은 7개의 다리에는 빨판이 끝까지 나 있으나, 하나의 다리 끝부분에 빨판이 나 있지 않죠. 이것이 바로 수컷 낙지의 교미개라고 합니다. 갯지렁이와 지렁이의 차이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갯지렁이는 겉 부분에 털이 나 있지만 지렁이에게는 이러한 털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렁이와 갯지렁이 모두 땅을 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갯지렁이는 갯벌에 구멍을 뚫어 놓는데 이 구멍을 통해 바닷물이나 공기가 들어와 흙이 썩지 않게 해줍니다. 또한 더러운 유기물을 먹어서 청소하기도 하지요. 사람은 살면서 환경을 오염시키며 살아가지만 이러한 지렁이나 갯지렁이는 평생 환경을 청소하며 살아가기에 ‘지구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동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절지동물에 속하는 게와 조개를 만나볼 수 있는데요. 그 중 도둑게는 바다에서 2km 떨어진 곳에서까지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음식을 훔쳐 먹는다고 도둑게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항상 웃는 것처럼 보이는 입 때문에 외국에서는 스마일게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털게와 왕게를 비교해볼까요? 털게는 껍데기에 털이 있고, 왕게는 가시가 있지요. 또 털게의 다리는 대부분의 게와 같이 10개입니다. 하지만 왕게의 다리는 8개이지요. 게는 십각류, 즉 다리가 10개입니다. 그렇다면 왕게는 게가 아닌 것일까요? 아닙니다. 왕게의 다리 두 개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퇴화되었습니다. 껍데기 안쪽에 다리의 흔적이 남아있지요. 대게와 홍게도 비슷하게 생긴 게입니다. 대게는 다리가 대나무를 닮았다는 이유로 대게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대게는 200~500m 깊이의 바다에서, 홍게는 1,500m 정도의 깊이에서 살아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대게와 홍게 사이에서 태어난 게는 어떤 이름으로 불릴까요? 바로 ‘너도대게’라는 이름입니다. 너도대게는 대게와 홍게 중간 정도인 500~1,000m에서 독립해 살아간다고 해요.
네 번째, ‘어류 & 포유류’ 존입니다. 그 중 인상적인 생물을 고르자면 첫 번째는 빨판상어입니다. 빨판상어 역시 철갑상어처럼 이름만 상어지, 실제로는 상어가 아닙니다. 등에 빨판이 있어서 주로 고래에 붙어서 살아가는데, 고래와 빨판상어의 관계는 ‘편리공생’이라고 불립니다. 편리공생은 한 쪽은 이익을 얻고, 다른 한 쪽은 이익을 얻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이익을 얻는 것도 아닌 관계에요. 이렇게 고래와 붙어 있으면 빨판상어는 공격당할 위험이 줄고, 음식을 구하기가 수월해집니다. 두 번째 혹돔은 혹이 있어 매우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물고기에요. 그러나 암수 모두 혹이 있는 것이 아니고, 수컷에게만 혹이 달려있답니다. 맨 처음 혹돔이 태어났을 때에는 모두 암컷이에요. 그러다 그중 강한 일부가 수컷으로 성별이 변하지요. 세 번째는 여러 가지 고래들이에요. 보리고래, 혹등고래, 범고래, 밍크고래, 돌고래, 대왕고래 등이 있는데 이들의 뼈가 전시되어 있어서 정말 멋졌답니다! 보리고래와 혹등고래는 이빨이 없고 입안에 수염이 있는 수염고래에요. 반면 범고래, 밍크고래, 돌고래는 이빨이 있는 이빨고래이지요.
특히 범고래는 백상아리와 대적할 만큼 공격적이라고 해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 대왕고래는 멸종위기종이기 때문에 표본이나 뼈가 없고, 표본의 길이가 22m나 된다 합니다. 실제로 대왕고래는 25~33m 정도 길이라고 해요. 네 번째는 물개, 바다사자, 물범이에요. 물개와 바다사자는 물개과에 속하고, 물범은 물범과에 속하지요. 물범은 다리가 짧고 발톱이 보이지만 물개와 바다사자는 그렇지 않아요. 아쿠아리움에서 진행하는 동물 쇼에서 많이 보이는 동물은 물개랍니다. 다섯 번째, 펭귄이에요. 펭귄은 추운 곳에서 사는 만큼 지방층이 발달해 뚱뚱하게 보인답니다. 펭귄 중 자카스펭귄은 털갈이를 하지 않는다고 해요. 펭귄은 배에 난 점의 크기, 위치, 개수가 모두 다릅니다. 사람의 지문과 같은 셈이지요.
이렇게 4층의 제1전시실을 모두 다 관람한 뒤 3층을 관람했어요. ‘미래해양산업’ 존이 있었는데 생물다양성의 가치와 중요성, 혜택, 연구나 개발 등에 대한 다양한 사진이 전시되어 있었답니다. 저는 그중 유전자변형생물체를 뜻하는 LMO를 활용한 형광 물고기가 인상적이었어요. 형광색인 물고기들이 정말 예뻤거든요. 2층에는 카페테리아도 있었는데, 넓고 예뻤답니다. 카페테리아 옆에 제3전시실이 있고 ‘해양주제영상’존이 있어 영상을 볼 수 있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보지 못했습니다. 1층에는 4D 영상실과 바다뱀 전시실, 기획전시실이 있었어요. 바다뱀 연구소에는 씨큐리움에서 유일하게 표본이 아니라 살아있는 바다뱀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다뱀 2마리를 볼 수 있었고 바다뱀과 육지뱀의 차이, 바다뱀의 이빨 등을 확인해볼 수 있었지요. 기획전시실에는 ‘비경’이라는 기획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비경’은 ‘남이 모르는 곳’이라는 뜻으로,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전시였답니다.
이렇게 씨큐리움에서 여러 가지 해양 생물들의 특징들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지금껏 알지 못했던 과학적인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어 매우 즐겁고 기쁜 경험이 되었습니다.
글쓰기 평가어린이과학동아 기자2018.05.16
영주 기자, 오랫만이에요. 서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씨큐리움을 다녀왔군요. 다양한 해양 생물을 볼 수 있는 곳이네요. 영주 기자의 글은 언제나 글만 보아도 얼마나 성실하게 글을 쓰고, 또 글을 쓰기 위한 자료 조사도 열심히 했는지 잘 느껴져요. 또 긴 글임에도 불구하고 문법적인 실수도 거의 하지 않아서 이제는 글을 쓸 때 좀 더 주제와 글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영주 기자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이제 글을 쓸 때 경험하고 알게 된 내용 모두를 쓰겠다는 생각은 내려 놓고, 글의 주제를 좀 더 분명하게 정해서 핵심적인 내용을 선별하는 과정이 조금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이렇게 주제를 분명하게 정하면, 제목을 정하는 데에도 훨씬 도움이 되요. 글의 제목은 글을 압축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지금의 영주 기자의 글은 자세하고, 풍성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너무 많은 것을 다 알려주고 싶어 하는 느낌이 들어서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들 수도 있거든요. 이 점만 조금 수정해서 글을 쓴다면 아주 멋진 글이 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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