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과학동아&수학동아 기사
새끼 박새들 무사히 이소 성공
한 달여 알부터 부화과정을 지켜보게해준 고마운 박새가 오늘 둥지를 떠났습니다. 어제까지도 재잘거리던 소리가 시끄러웠는데 그래서 지사탐에 소리를 올리려했는데 이렇게 금방 떠날 줄 몰랐네요. 기특하면서도 서운하네요. 빈 둥지를 아무리 쳐다보아도 다시 오지는 않네요. 반갑고 고마웠어 부디 무럭무럭 잘 자라서 내년에도 또 와주렴~
2019년 5월 22일
베란다에 지어준 새집에 박새가 와 보금자리를 틀고 알을 낳았습니다. 둥지에는 10센티미터는 족히 될만큼 아래를 이끼류의 풀을 깔았고 , 제일 위로는 동그랗게 부드러운 동물의 털이나 솜뭉치 혹은 머리카락을 물어와 알을 낳는 곳을 더 잘 꾸며놓았어요. 갈색의 점이 박힌, 엄지손가락 한마디 정도 크기의 알이 무려 6개. 작고 작은 박새가 6개나 알을 낳다니!!
2019년 5월 24일
낮시간에 기온이 높아지면 어미새는 둥지를 잠깐 벗어나 먹이를 먹고 옵니다. 바로 그 시간에 저는 알을 촬영합니다. 오호~ 부화한 것이 아니라 밤새 알 하나를 더 낳았네요. 총 7개의 알을 낳았습니다. 닭처럼 하루 한 개의 알을 낳는다면 5월 18일부터 알은 낳은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2019년 6월 3일
벌레를 물어나르는 어미새의 움직임이 심상치않아 조심히 둥지 안을 촬영해보니 오~호 드디어 아기새가 부화를 했네요. 두 마리가 부화를 했고 털도 없이 마른 몸에 눈도 뜨지 못하지만 먹이를 달라고 입을 벌립니다.
2019년 6월 10일
둥지 밖에서 보일만큼 많이 자랐네요. 아직 눈은 못떴고 몸에는 솜털이 그리고 날개부터 깃털이 많이 돋아났어요. 엄마ㆍ아빠새는 종일 먹이를 물어나르느라 바쁘고 어미새가 있을 때 쳐다보면 날개로 둥지 벽을 치거나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위협합니다. 둥지 밖에서 한참동안 주변을 지켜보기도 합니다. 아기새들의 소리가 둥지 밖까지 살짝살짝 들려옵니다.
2019년 6월 15일
새 둥지 안에서도 움푹 패인 보금자리에서 알을 낳고 새끼가 나왔는데 이제는 그 위에까지 오르내리며 새들이 놉니다. 더이상은 못참겠어요. 한마리를 조심히 꺼내어 잠깐 살펴보았습니다. (사람 손을 타면 버림받는다고 하여 정말 잠깐만 보았어요) 눈을 뜬 아기새들과 눈이 마주친지 한 3일쯤 된 것 같은데요. 아직도 등이나 다리에는 털이 없는 부분이 있네요. 새들의 지저귐이 제법 시끄러워져 베란다 문을 열어두면 종일 새소리가 납니다. 먹이를 주러 엄마새가 오면 아마도 서로 먹이를 달라고 조르는지 더 시끄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애벌레뿐만 아니라 이제는 메뚜기도 잘 먹네요. 커다란 벌레를 삼키는 아기새의 모습이 조금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작은 새에게는 제법 커보이는 벌레들을 어떻게 씹지도 않고 삼킬까요? (먹이는 항상 머리부분을 먼저 삼키는 것 같아요.)
2019년 6월 18일
하교 후 집에 와 제일 먼저 새 집을 확인합니다. 어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3마리뿐입니다. 둥지 밖으로 작은 솜털도 날리고 있고 혹 무언가로부터 습격을 당한 것일까요? 불안합니다. 잠시 뒤에 다시 보니 이젠 한 마리뿐이네요. 어 설마? 벌써! 얼른 동영상 촬영을 하면서 지켜봅니다.
다행히 습격이 아니라 모두 무사히 이소를 한 것이었네요. 날개 연습을 그래도 며칠은 할 줄 알았는데 이미 준비가 된 아기새들은 예고도 없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날아갑니다. 한 달여 우리에게 와서 기쁨을 주고간 박새야 고맙다. 잘 자라서 내년에도 꼭 와주렴~~
글쓰기 평가어린이과학동아 기자2019.06.19
승기 기자, 반가워요. 박새가 새집에서 알을 낳고 가다니!!! 정말 신기해요. 알이 부화해서 새끼새가 된 과정을 모두 사진으로 잘 찍었네요. 갓 태어난 아기새의 사진은 좀 징그러워서 살짝 놀라긴 했지만, 그렇게 작은 새가 금새 털이 생기고 넓은 세상을 향해 날아갔다니 너무 신기해요. ^^ 사진과 글로 아기새가 태어나 떠나기까지의 내용을 생생하게 아주 잘 정리했어요. 아마 이 글을 읽은 친구들도 같은 마음으로 신기해할 것 같네요. 생생한 글 정말 잘 봤어요.
알을 꺼내고, 새끼를 꺼내는 것은 연구자들도 흔히 하는 일이라 제가 여기저기 찾아 보았어요.
다행히 새들은 후각이 좋지 않아서 (특정 화학 물질을 감지하는 경우는 있지만, 사람 냄새는 거기에 포함되지 않는대요!) 냄새로는 알 수 없대요.
하지만 둥지 위치가 바뀌거나, 주변 환경이 바뀔 경우에는 둥지를 버리는 경우가 생긴다고 해요. 새끼가 알에서 나온 이후에는 사람 손을 타더라도 대부분 새끼를 버리지 않는다고 해요!
알 상태에서는 둥지를 들여다보는 것을 제한하고, 시각적으로 표가 나지 않는다면 둥지를 떠나는 일은 흔치 않다는 뜻이에요.
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최대한 적게 방해하는 것이 좋겠죠?
덧 - 박새, 참새 같이 수명이 짧은 종은 무던한 편이고, 매, 황조롱이 같이 새끼를 키우기 힘들고 수명이 긴 종은 더 예민한 편이라고 해요!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fact-or-fiction-birds-abandon-young-at-human-touch/
https://www.nationalgeographic.com/science/phenomena/2015/06/29/should-you-put-a-baby-bird-back-in-the-nest-depends-if-its-cute/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기사를 써 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