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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뱀파이어는 희귀병 환자? 포르피리아(porphyrias)에 대하여
모두가 알고 있는 영화 《트와일라잇, 2008》과 《뉴문, 2009》은 인간과 꽃미남 뱀파이어 에드워드가 사랑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갈등과 모험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에드워드 켈렌, 그는 뱀파이어다. 그는 무적에 가까운 힘을 가지고 있지만 햇빛을 싫어하고, 피해 다닌다. 사람들 인식 속에 자리 잡은 뱀파이어는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 괴물처럼 알려져 있다. 뱀파이어 전설의 기원이라 할 정도로 뱀파이어와 흡사한 증세를 보이는 질병이 있다. 이 질병의 이름은 ‘포르피리아(porphyrias)’이다.
‘포르피리아’는 ‘포르피린증’ 또는 ‘뱀파이어 증후군’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포르피리아란 혈액 색소 성분인 포르피린이 과다하게 퍼져 나가 혈액과 조직에 침투하면서 생기는 병이다. 혈색소인 헤모글로빈은 포르피린과 철이 착염을 이루고 있는 물질인 헴과 단백질 글로빈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는데, 헴의 체내 합성 과정에는 여덟 가지의 효소가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특정 효소가 부족하게 되면 해당 효소가 관여하는 단계의 전구물질이 몸에 축적되고, 그 결과 포르피리아라는 질환이 생긴다. 포르피리아에 걸리면 갖게 되는 증세들이다.
이 질병에 걸리게 되면 한낮에도 집에서 두꺼운 커튼을 치고, 외출할 땐 온몸을 두꺼운 옷으로 가리며 수혈을 위해 피를 필요로 한다. 또한 정신 착란까지 앓게 하는 무서운 병이다.
[포르피리아 환자들은 헤모글로빈이 부족해서 정상적인 피가 필요해 수혈을 받는다. / 사진=인터넷 캡쳐]
뱀파이어의 가장 큰 특징은 흡혈일 것이다. 신기하게도 포르피리아 환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치료는 ‘수혈’이다. 그 이유는 포르피리아 환자들 모두 심각한 빈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빈혈은 적혈구나 헤모글로빈의 수가 줄어 생기는 질병이다. 포르피리아 환자들은 정상적인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빈혈을 겪는다. 혈액 색소인 헤모글로빈(hemoglobin)은 ‘포르피린(porphyrin)’과 철을 함유하고 있는 ‘헴(heme)’, 단백질인 ‘글로빈(globin)’의 결합으로, 포르피리아 환자들 몸에서는 헴 생성 효소가 부족해 헴이 생성되지 않는다. 헴이란 헤모글로빈의 색소 부분이고, 글로빈은 색소체 헴과 결합하여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단백질로 산소의 가역결합의 기능을 한다. 헴은 모든 세포 내에서 만들어지지만, 특히 적혈구계 세포에서 약 85%가 만들어지고, 헤모글로빈 합성에 쓰인다. 하지만 포르피리아 환자는 헴이 만들어 지지 않아 정상적인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빈혈이 생겨서 다른 사람의 피를 수혈을 받는다.
[포르피리아 환자들은 장기간 햇빛에 피부가 노출되면 벗겨지기 때문에 햇빛을 피해야 한다 . / 사진=인터넷 캡쳐]
뱀파이어는 햇빛을 가장 싫어한다. 그래서 햇빛을 피하려고 한다. 포르피리아 환자들도 햇빛을 피하려고 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햇빛을 받으면 피부가 붉어지는 ‘발적’증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포르피린은 피부에도 침투해서 피부 벗겨짐, 물집과 흉터 등을 일으키는데, 햇빛 속 자외선이 포르피린을 활성화시켜 세포 파괴와 조직 손상을 활발하게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뱀파이어의 상징인 붉은 눈이 포르피리아 환자들에게서도 발견되는데, 그 이유는 눈이 햇빛에 반응해 발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포르피리아 환자들은 겉으로 드러난 부분들이 햇빛을 받으면 발적이 일어나는데, 특히 시신경이 예민해서 약한 빛도 보기 힘들다고 한다.
포르피리아 환자들은 뱀파이어들과 달리 부상을 갖고 산다. 뱀파이어들과 같이 포르피리아 환자들은 큰 송곳니를 가졌는데, 포르피린이 입안 조직에 영향을 미쳐 잇몸이 주저앉아 이가 커 보이는 것이다. 또 포르피린이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으로 가서 축적되면 복통과 팔다리 통증이 일어난다. 신장으로 가면 보라색 오줌이 나온다. 그 이유는 포르피린이 보라색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경계 전체로 포르피린이 퍼지면 비정상적인 흥분과 마비, 의식 혼란까지 겪게 된다.
영화 속에서는 한없이 멋이 있는 뱀파이어가 현실에서는 포르피리아에 걸린 고통스러운 환자다. 만약 옆에 뱀파이어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들은 뱀파이어가 아닌 환자이기 때문에 연민의 시선으로 봐주고 돌봐주어야 한다.
※뱀파이어에 관한 재미있는 사실
1. 만약 지구의 인구가 68억 명이고, 뱀파이어가 한 달에 한 번씩 사람을 문다고 하고, 뱀파이어가 문 사람은 뱀파이어가 된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수학 공식으로 풀어보면 미국 센트럴플로리다 대학교 에프티미우 교수님은 32개월 만에 지구가 멸망한다는 결과를 얻으셨고, “흡혈귀가 실존했다면, 매달 인구가 두 배로 늘어났더라도 인류는 벌써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2. 영화 속 뱀파이어 역에는 백인들을 뱀파이어로 나오지만 현실에서는 백인보다 인디언들이 포르피리아에 잘 걸린다고 한다.
글ㆍ사진 = 안호진 기자 hj971223@naver.com
글쓰기 평가현수랑 기자2015.01.16
뱀파이어와 비슷한 질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물론 뱀파이어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까지 알려 주는 흥미로운 기사로군요. ‘포르피리아(porphyrias)’에 대한 설명이 조금 어려운데 관련 인포그래픽이나 그림이 있다면 좀 더 쉽게 이해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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