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과학동아&수학동아 기사
하늘로 계속 올라가면
Q. 1초에 1피트(약 30센티미터)씩 계속 올라간다면 정확히 어떻게 죽게 될까요?
A.외투는 준비하셨나요?
초당 30센티미터는 별로 빠른 속도는 아닙니다. 평범한 엘리베이터보다도 훨씬 느린 속도죠. 옆에 있는 친구의 키가 얼마냐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5초에서 7초 정도면 더이상 사람 손이 닿지 않는 높이까지 올라갈 겁니다.
30초 후에는 땅에서 9미터 높이에 있을 건데요. 친구가 샌드위치나 물병을 던져줄 수 있는 건 여기까지 입니다. 샌드위치나 물이 있다고 해서 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알면 좋잖아요.
1,2분 후에는 나무들보다 높이 올라가 있겠죠. 하지만 아직까지 지상에 비해 크게 불편하지는 않을 거에요. 나무들보다 높은 곳에서는 바람이 일정하기 때문에 바람이 약간 부는 날이라면 아마 조금 더 추워질 겁니다, 기온은 여러 요인에 따라 상당히 달라질수 있지만,이번 질문에서는 그냥 전형적인 기온 분포가 적용된다고 가정할게요.
10분 후면 여러분은 대부분의 고층 건물보다도 높이 올라와 있을테고, 25분 후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첨탑보다도 높이 올라가 있겠죠.
이 정도 높이에서 공기의 밀도는 지표에 비해 약 3퍼센트 정도 희박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 신체는 이정도 기압 변화에는 늘 대처하고 있습니다. 고막이 터질수는 있겠지만, 그 외에는 별 차이를 못느낄 거에요. 기압은 고도에 따라 획획 바뀌지만 놀랍게도 땅에 서있을 때는 몇 피트만 바뀌어도 기압이 눈에 뛰게 달라진답니다, 요즘은 휴대 전화에 기압계가 내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앱을 다운받아서 머리와 발의 기압차를 직접 측정해 볼 수도 있습니다. 초당 1피트는 시간당 1킬로미터와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에 1시간 후면 지상에서 약 1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을 겁니다. 이쯤 되면 분명히 추위를 느끼기 시작할 거에요. 코트를 입고 있다면 아직은 괜찮겠지만, 바람이 점점 세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2시간 정도 지나서 2킬로미터쯤 올라가면 기온은 어느점 아래로 떨어집니다. 바람 역시 세질 테고요. 피부에 노출된 부위가 있다면 이제부터는 동상을 걱정해야 합니다. 이쯤 되면 기압은 비행기 객실(제 휴대 전화의 기압계에 따르면, 비행기 객실은 보통 해수면 기압의 70-80%수준을 유지하는군요.)보다 낮게 떨어지고, 그 영향도 눈에 띄기 시작할 겁니다. 하지만 방한복을 입은 게 아닌 이상, 기압보다는 기온이 더 큰 문제일 거에요.
앞으로 2시간 동안 기온은 영하로 떨어질 거에요.섭씨든, 화씨든 말이에요. 그렇다고 절대영도 0도는 아니고요. 설사 여러분이 산소 부족을 이겨냈다 하더라도,어느 시점이 되면 저체온증에 무릎 꿇게 될 거예요. 그 '어느 시점'은 언제일까요?
얼어 죽는 것에 관해 학문적으로 가장 권위를가진 사람들은 역시나 캐나다인들(저도 캐나다인이에요)같은데요. 추위와 인간 생존에 관해 가장 널리 이용되는 비교 모형은 온타리오에 있는 환경의학민군연구소(Defence and Civil Institute of Enviromental Medecine)의 피터 티쿠이시스와 존 프림이 개발한 것입니다. 그들의 모형에 따르면, 가장 큰 사망 요건은 옷차림입니다. 알몸이라면 산소가 없어지기 전, 5시간쯤 되었을 때 저체온증으로 죽게 됩니다. 옷을 단단히 입고 있다면 동상에 걸릴 수는 있겠지만 죽지는 않을 겁니다. 죽음의 지대(Dead Zone)에 도달할 때까지는 말이죠.
8000미터 이상 올라가면, 다시말해 몇몇 산을 제외한 모든 것보다 높이 올라가면, 공기중의 산소 함량이 너무 낮아서 사람이 생존할 수 없습니다. 이 지대 근처에 이르면 정신착란, 어지럼증, 신체 능력 저하,시력 손상,메스꺼움 등의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죽음의 지대에 근접할수록 혈중 산소 함유량은 곤두박질 칠겁니다. 원래 정맥은 산소가 낮은 혈액을 폐로 가져와서 산소를 다시 체우도록 되어있는데요, 죽음의 지대에서는 공기중의 산소가 너무 적기 때문에 공기에서 산소를 얻는 것이 아니라 공기에 산소를 잃게 될 겁니다. 그러면 금세 의식을 잃고 죽게 되겠지요.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은 올라가기 시작한지 7시간쯤 됐을테고, 8시간째까지 살아남을 확률은 극히 좋습니다. 오, 이런....
200만 년 후
꽁꽁 언 시체는 아직도 초당 1피트씩 움직이며 태양계를 지나 별들 사이로 나아가고 있을 겁니다,
명왕성을 발견한 사람은 클라이드 톰보 (Clyde Tombaugh)라는 천문학자인데요, 그는 1997년에 죽었습니다, 그의 유해 일부가 우주선 뉴호라이즌스호에 실렸는데 이 우주선은 명왕성을 지나 태양계 밖까지 계속 날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가정한 초당 1피트의 이동은아주 춥고, 불쾌하고, 금세 목숨을 앗아갈 여행이 될 겁니다, 하지만 40억년이 지나 적색거성(赤色巨星)이 된 태양이 지구를 삼켜버리면, 여러분과 클라이드만이 지구를 탈출한 유일한 사람이 되겠지요.
답이 됐을까요?
글쓰기 평가어린이과학동아 기자2020.03.04
장문의 글이네요. 우선 <1초에 30센티미터씩 하늘로 올라간다면?>이라는 상상이 이번에도 흥미롭네요. 이런 상상을 하며, 과학적인 근거, 또 글을 쓴 사람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멋진 글을 썼어요. 과학소설 같기도 하고, 흥미롭게 읽었어요. ^^ 다만, 글의 양이 많다보니 띄어쓰기 실수가 몇 군데 있었는데 수정해서 밑줄로 표시한 부분은 확인하길 바랄게요. 그리고 사진은 저작권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아쉽지만 삭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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