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이라면 [보령현장미션]

2024.09.15

  안녕하세요, 권도현 기자입니다.



 



  저는 지난 8월 17일 과천 국립과학관을 다녀왔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최초 우주정거장에 다녀온 이소연 우주인을 만나고 왔는데요,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사진 : 과천 국립과학관 2층 전경)



 



   과천 국립과학관은 생각한 것보다 으리으리한 규모였어요. 도착하자마자 2층 푸드코트에 가서 점심을 급하게 먹은 후 약속장소인 과학관 1층 입구에 도착했어요. 그러나 아무리 과학동아 선생님을 찾아도 보이지 않았어요. 미션참여자들도 찾을 수 없었어요. 왔다갔다 종종걸음을 하다보니 저와 비슷하게 초조한 표정의 친구가 눈에 들어왔어요. 역시나 저처럼 길 잃은 영혼이었어요. 그 친구가 재빠르게 이 건물이 아니라 옆건물이라며 앞서 뛰어가길래 저와 엄마도 숨을 헐떡이며 뒤따랐어요. 입구에 도착하니 과학동아 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셨어요. 벌써 다른 참여자들은 강의장에 다 착석한 상태였어요. 저는 뛰는가속도에 비례해 상하 흔들린 제 살들의 무게값으로 이미 에너지 소강상태가 돼 강연을 듣기도 전에 진이 다 빠져버렸어요. 살 좀 빼겠습니다. -.-  



 



                             (사진 : 상상홀 강연장)



 



  강연은 2개의 강의로, 첫 번째는 보령제약 김정균 대표이사님의 강의, 두 번째는 이소연 우주인의 강의가 차례대로 진행됐어요. 먼저 김정균 대표이사님의 강의 "우주 대항해시대 : 우리가 우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의 내용을 간추려 볼께요.  



 



  김정균 대표이사님은 역사가 보여주는 우리의 길, 휴먼인스페이스(humans in space)의 의미, 사람이 우주에 나아가야 하는 이유 등 3가지에 대해 이야기 하셨어요.



 



1. 역사가 보여주는 우리의 길



 



                           (그림 : 칸티노 세계 지도)



 



  첫화면을 가득 채운 건 1502년에 만들어진 "칸티노(cantino)세계 지도"였어요. 지금으로 부터 500년 보다 이전, 유럽 포르투갈에서 세계로 나아가기 시작하던 바로 시작점에서 그린 지도로 그 시대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알 수 있어요.



 



                       (그림 :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한편 우리나라에도 오래된 지도가 있는데 바로 1402년 조선초기에 그려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예요. 칸티노 지도보다 100년 이전에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까지 아우른 세계지도를 그렸다는 것만으로 우리나라의 세계지도가 휠씬 우수하다고 할 수 있어요.



   



           



                         (그림 : 바스코다니의 그림)



 



  위 그림은 1492년 포르투칼 바스코다니가 그린 것으로, 대항해 시대 배를 타고 출항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예요. 배를 타고 나가는 그 순간을 축하하고 기념하기 위한 그림인데, 이후 배에 승선한 사람들은 오랫동안 땅에서 벗어나 생활한 적이 없었기에 점점 몸이 아파지기 시작했어요. 당시 인체에 대한 이해도가 그리스 시대의 의술과 비슷할 정도로 열악했기 때문에 무슨 병인지 왜 아픈지 몰랐고, 사람은 계속 죽어 나갔어요. 오래 배를 타면 왜 아픈지를 계속 연구하고 고민한 끝에 250년 후에나 영국 제임스 린드라는 의사가 그 이유를 알게 됐어요. 바로 비타민c가 부족한 것이 그 이유였어요.



 



                               (그림 :  제임스 린드)



 



  물론 당시에는 비타민c의 존재를 알지 못했고 "레몬"을 먹으면 병이 낫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었죠. 이것이 약을 처음으로 개발하게 된 시발점이었어요. 그래서 당시 영국에서는 세계 레몬의 60% 이상을 소비했고 영국 배를 타는 영국사람들은 병에 덜 걸리고, 그로써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었어요. 배로 더 멀리, 더 오래 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면서 대항해시대인 그 당시, 영국이 가장 강력한 나라가 된 것이었죠  



 



 



2. 휴먼인스페이스(humans in space)의 의미



 



  1500년대에는 당시 전혀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를 배를 타고 나아갔고, 원인 모를 병이 창궐했으며 그 병의 원인을 찾아 레몬이라는 답을 얻어냈고 그 답을 찾은 나라가 지구상에 가장 강력한 나라가 되었어요. 그렇다면 이제는 배가 아니라 로켓을 타고 우주로 나아가는 시대가 되었어요. 미지의 세계인 우주를 더 멀리, 더 오래 탐험하기 위해서는 그 안에 있는 사람을 케어하는 일이 필요해요. 그것이 바로 "휴먼인스페이스"예요. 즉, 미래 인류가 우주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의 어린이, 청소년들이 우주와 관련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미래의 우주 인재로 성장하게끔 어른들이 여러모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이름이예요.



                  (사진 : 휴먼인스페이스 프로그램 활동)



 



 



3. 사람이 우주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아랫세대에게 더 좋은 세상을 주는 것, 더 많은 삶의 기회를 주는 것이예요. 지구와 사람이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 그것이 사람이 우주로 나아가는 이유예요. 15세기 더 좋은 세상을 찾기 위해 유럽의 대함해시대를 거친 것처럼, 이제는 우주의 새로운 세계를 찾아 우주항해가 시작됐어요. 인류가 달에서, 화성에서, 또다른 행성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우주대항해 시대가 드디어 도래한 것이죠. 이정균 대표이사님은 우주에 나아가는 이유가 인류에게 더 좋은 세상을 주기 위한 것이며 그 역할에 우리 어린이들의 활약을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 하셨어요.



 



  김정균 대표이사님의 강의를 듣고 비타민c의 중요성을 알게 됐어요. 몇 년전부터 귀찮아 안먹기 시작했는데 원인모를 병을 치료한 묘약이라니 다시 비타민을 먹어야 할 것 같아요. 대항해시대에도 건강한 국가가 더 멀리 나아가 영토를 많이 차지하고 강력한 권력을 얻듯 것 처럼, 지금 제 삶에서도 건강해야 뭐든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미래 로켓을 타고 우주에 나아갈 인재가 되기 위해 미리 더 건강해지겠습니다. 살도 빼겠습니다!  



 



 



  다음은 이소연 우주인의 강의를 요약해 볼께요. 우주인으로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 주셨는데 제 나름대로 정리하자면,



 



 



1. 어떻게 우주인으로 선발되었나?  



 



                   (사진 : 이소연 우주인 강의 모습) 



 



   2006년도에 인터넷으로 대한민국 사람 중 우주에 가서 실험하고 싶은 사람을 모집했고 3만 6천명이 손을 들었어요. 첫 번째 테스트로 245명이 남았고, 당시 이소연 우주인은 첫테스트에 살아남는게 목표였는데, 이유는 미국대학에 입학할 때 이런 콘테스트 참가 경력이 유리할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예요. 이후 면접 때 가장 적합한 사람이 뽑히길 바라는 마음에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솔직하게 말했고 그 단점이 우주인으로서 너무 큰 단점이라면 안뽑히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30명 안에 들었다는 전화를 받았고 소식을 들은 부모님, 교수님은 쓸데없는데 시간 낭비한다고 야단을 치셨어요. 이후 청주에 있는 공군병원에 10일동안 입원해 건강검진을 받았고, 모르는 사람과 팀으로 일하는 테스트,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실험을 융통성 있게 실행하는 테스트 등을 통과해 10명 안에 들었어요. 이때서야 반대하던 부모님도, 교수님도 자랑스러워 하시며 응원해 주셨다 해요. 이후에는 2박 3일 잠을 안재우는 테스트, 러시아에서 스킨스쿠버 등 어려운 활동을 거친 후 2006년 12월 25일 밤 8시sbs 생방송에서 최종 우주인 2명에 선발되었어요.



 



 



2. 진짜 우주인이 되기까지



 



  (사진 : 최초 여성우주인 발렌티나 테레시코바의 로켓 발사배웅)



 



  다음해 3월, 러시아 우주인훈련소에 입소해 각종 훈련을 받았어요. 러시아어, 영어를 배웠고, 무중력 상태에서 화장실은 어떻게 쓰는지, 몸은 어떻게 가누는지 등을 배웠어요. 우주에서는 같이 가는 동료가 모든 직업군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많게는 12명, 적게는 3명의 우주인이 각종 직업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해요. 방송국 직원 역할, 의사역할, 음식관리, 물탱크 관리 당번 역할, 화장실, 파이프 관리하는 배관공 역할 등 지구의 모든 직업의 역할을 해야 했어요. 이소연 우주인은 "실험하는 과학자" 역할을 맡았어요. 한편 위급상황에 대처하는 법도 배웠어요. 보통, 러시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중앙아시아에서 로켓이 발사되는데 발사하다 문제가 생겨 비상탈출 때 실패하면 캡슐만 집어 태평양으로 던져져요. 그래서 바다에 떨어졌을 때 어떻게 살아남는지, 동료를 어떻게 구출하는지를 알아야 하고, 로켓타고 귀환하다 시베리아 산속에 떨어질 것을 대비해, 산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배워요.



 



 



3. 우주에서의 생활



 



                      (사진 : 실험하는 이소연 우주인)



 



  이소연 우주인은 과학자 역할로 18가지 실험을 했어요. 실험하고 결과를 기록하였는데 초파리 6천마리를 갖고 가기도 했고, 씨앗을 키우기도 했어요. 화학실험, 물리 실험, 전자실험을 했고, 우주에서 지구를 내려다 볼 때 대기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확인하고, 우주정거장의 기계소음을 측정하고, 학생교과서 실험을 이행했어요. 그중 가장 힘들었던 게 교과서 실험이었어요. 왜냐하면 일일이 실험하며 설명 해야 했는데 이소연 우주인은 선생님이 아니었기 때문에 설명하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님의 뜻에 따라 세계평화를 기원하며 유엔기를 우주에 갖고 가 도장찍어 다시 가지고 오는 퍼포먼스도 했어요. 그 유엔기는 지금도 유엔총장실 옆 액자에 들어있어요.  



 



  우주정거장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우주에 간 100명 중 99명이 창밖으로 지구를 내려다 볼 때라고 말해요. TV로 바다를 보면 금방 지겨워지는데 진짜 바닷가에 의자를 놓고 파도가 밀려오는걸 보고 있으면 30분도 있을 수 있는 게 바로, 비디오가 아니라 진짜니까 가능한 거예요. 우주정거장에서 지구를 찍은 영상은 5분 이상 볼 수 없어요. 왜냐면 너무 지겹기 때문이죠. 그런데 우주에서 진짜 지구를 보면 20분도 짧아요. 밤에 자다가 창밖으로 지구를 보면 2시간도 지구멍을 때릴 수 있다고 해요. 해 뜨는 장면, 지는 장면이 다 다르고, 너무 황홀하고 아름다운 광경이라 해요. 아무리 설명해도 직접 보기 전에는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꼭 더 많은 사람들이 우주에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해요.



 



                 (사진 : 우주정거장에서 보는 지구)



 



 



4. 우주에서 별을 보는 것과 지구에서 보는 것이 다를까?



 



  답은 "다르다"예요. 지구보다 더 가까이서 보니까 다를꺼라 생각하기도 하는데 우주 정거장은 지구에서 고작 400km 위에 있어 거리상 큰 차이가 없어요. 우주에서 보는 별과 지구에서 보는 별이 다른 이유는 바로 "색깔" 때문이예요. 지구에는 대기권이 있어서 대기가 뿌연 유리역할을 해 별빛을 산란시켜요. 그래서 파장이 긴 가시광선만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데, 가시광선 중 빨강에서 노랑으로 갈수록 파장이 길어지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누르스름한 별만 보이는거예요. 사실은 빨간별, 파란별인데 지구에서는 흑백으로 보이는거죠. 한편, 우주정거장에서는 풀칼라로 별을 볼수 있다는 게 다른점이예요.



 



               (사진 : 우주에서 볼 수 있는 풀칼라 별)



 



  이 아름다운 별을 우주정거장에서 우주인들이 사진으로 찍어주면 좋을텐데 왜 그런 사진이 없을까요? 그건 우주정거장이 초속 8km로 자전하기 때문에 일반사진기로 찍으면 시커멓게 나오기 때문이예요. 사진을 잘 찍으려면 엄청 비싼 특별한 장비로 찍어야 한다 해요.  



 



 



5. 남한의 불빛과 감사



 



                         (사진 : 한반도의 불빛사진)



 



  남한의 한강다리가 보이고 불빛이 없는 곳도 있어요. 남한, 북한의 경계가 뚜렷한 이유가 뭘까요? 그건 북한은 불빛이 없기 때문이예요. 가난해서 전기가 없으니까요. 불빛조차 없는 북한에 태어난 아이는 태어나기 전에 무슨 잘못을 했던걸까요? 불빛 가득한 남한에 태어난 우리는 이곳에 태어나려고 노력했었던가요?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한국에 태어났어요. 아무 잘못을 한 것도 없는데 북한에 태어났어요. 어떤 생각이 드나요?



  이 불빛을 보며 여기에 태어난 사람들이 가져야 할 마음은 "감사하는 마음"이예요. 꿈을 이뤘다면 꿈의 7할(70%) 이상은 여기, 남한에 태어났기 때문이예요. 꿈을 이뤘다면 내가 잘난게 아니라 꿈을 펼칠 수 있는 이 곳에 태어났기 때문이예요. 암흑의 공간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불공평한걸 공평하게 만드는 게 이소연 우주인의 꿈이 되었어요. "그 꿈이 이뤄질 때까지 우주에서 기다리겠다."고 해요.  



 



 



6. 요람에서 나와야 해!  



 



              (사진 : 콘스탄틴 치울코프스키가 남긴 말)



 



   이소연 우주인이 우주인으로 교육받으며우동료 우주인에게 질타를 받은 일이 있었는데 바로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를 몰라서 였어요. 이분은 우주정거장 설계에 큰 공을 세우신 과학자예요.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는 위 사진에 나온 말, "지구는 인류의 요람이지만 우리가 영원히 요람에서 살수는 없다."라고 했어요. 요람은 엄마가 먹여주고 입혀주고 너무 편한 곳이지만 거기서 나오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으니까요. 이소연 우주인은 다음 메시지로  강연을 마무리하셨어요. "여기 강의에 온 학생들은 편한 요람을 떠나서 이 곳까지 왔어요. 어려운 지원을 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발전시켰어요. 여러분들은 여러분 스스로를 발전시켰어요. 요람을 떠나서 본인을 발전시키고 가족을 발전시키고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고 지구와 인류를 발전시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소연 우주인의 강연을 듣고 지금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제가 참 행운아라는 생각을 했어요. 노력하지도 않고 우리나라에 태어나 운 좋게 지금의 부모님을 만나 이렇게 이소연 박사님의 강연을 듣고, 어린이우주인 선발대회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감사한 일이란 걸 깨달았어요. 북한 어린이들은 상상도 못할 일이겠죠? 우주인이라면 감사함을 마음에 품고 요람에서 나와 공평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 같아요. 저는 그런 우주인이 되겠습니다.



 



          (사진 : 과천 국립과학관 앞 기자단 단체사진)



 



  이상 감사함을 잊고 살다 이번 강의를 통해 다시 감사함을 생각하게 된 권도현 기자였습니다.  



 



 



  



 



 



  



 



 



 


글쓰기 평가어린이과학동아 기자2024.09.16

도현 친구, 정말 긴~~~글을 써 주었네요. 하루 동안 강연을 통해 듣고 알게된 내용을 아주 자세하게 정리해 주었어요. 이 정도의 글을 쓰려면 현장에서 정말 강연을 꼼꼼하게 듣고, 잘 기록도 해야했을텐데요. 취재를 정말 집중해서 열심히 해 준 것이 느껴지네요. 적절한 사진과 함께 글을 써 주어서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 정성껏 취재 후기를 완성하고 공유해주어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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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우주는 참 신기한 공간인 것 같아요:) 기사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읽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