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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은 궁인데...너무 어려워요. 청소년 문화재 지킴이가 된 기자의 첫 단추 끼우기....
조선의 5대 궁 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것은 ‘경복궁’인데, 왜 우리의 청소년 문화재 지킴이기자단의 현장 취재의 날 행사는 ‘창덕궁’에서 열렸을까요? 모두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저는 너무너무 궁금했어요. 그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열심히 책과 인터넷을 뒤지고....몇 일 동안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결국, 그 정답을 풀었는데, 우리 다함께 ‘궁궐’을 여행해 볼까요?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는 조선을 세우는 데 큰 공을 세운 정도전(1342~1398)에게 한양의 설계를 맡겼대요. 성리학을 공부한 정도전은 조선이 유교 국가라는 사실을 한양의 모습에 드러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대요. 그래서, 정도전은 왕이 머무를 궁궐을 짓기 전에 조상께 제사를 지내는 곳인 ‘종묘’와 곡식과 토지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인 ‘사직’의 위치를 먼저 봐 두었대요. 왕부터 ‘효’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요. 경복궁의 이름은 유교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시경>>에 나오는 ‘왕과 백성이 태평성대를 누릴 큰 복을 빈다.’ 라는 구절에서 따온 거래요. 경복궁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탔으나, 고종 2년(1865) 흥선 대원군에 의해 다시 세워졌어요.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건물이 철거되는 등 또 다시 수모를 겪어 ‘비운의 궁’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요. 지금은 경복궁 일부를 복원해 그 모습을 볼 수 있지요.
조선의 5대 궁은 아래 지도에서 보이는 것처럼 경복궁, 창경궁, 창덕궁, 덕수궁(경운궁), 경희궁 이예요. 북쪽 방위를 지키는 신령한 짐승인 ‘현무’(검은 거북)가 있고(북악산), 서쪽을 지키는 신령한 짐승인 ‘백호’(하얀 범)가 있고(인왕산), 동쪽을 지키는 신령한 짐승인 ‘청룡’(푸른 용)이 있고(낙산), 남쪽을 지키는 신령한 짐승인 ‘주작’(붉은 봉황)이 (목멱산-남산)있다는 것은 여러분도 다 알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정작 서울(한성)은 동ㆍ서ㆍ남ㆍ북이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위풍당당해 보이는 것 같아요.
덕수궁의 원래 이름은 ‘경운궁’이예요. 1907년 고종이 순종에게 양위한 뒤 이곳에 살면서 고종이 덕을 누리면서 오래 살라는 의미에서 ‘덕수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 이래요. 덕수궁에는 을사늑약 (1905년에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한국 정부를 강압하여 체결한 조약) 장소인 중명전을 볼 수 있어요.
창덕궁은 가장 오랜 기간 임금이 살았던 곳으로, 임진왜란 때 궁궐이 탄 후 고종이 경복궁을 짓기 전까지 ‘정궁’ 역할을 했던 곳이래요. 창덕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정도로 조선의 궁궐 중 원형이 잘 보전되어 있대요. 저는 창덕궁에 2번을 가봤는데, 한 번도 후원을 못 가봤어요. 다음에는 후원 특별 관람을 꼭 하고 싶어요. 창덕궁의 후원은 왕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정원, 정자, 연못 등이 친자연적으로 잘 만들어져 있대요.
창경궁은 성종 때 정희왕후, 안순왕후, 소혜왕후를 위해 옛 수강궁 터에 지은 것으로 창덕궁의 부족한 주거 공간을 보충하기도 했대요. 창경궁도 임진왜란 때 불에 타 광해준 때 재건했대요. 또다시 일제가 궁 안 전각을 헐고, 식물원과 동물원을 지어 궁의 역사적 가치를 크게 훼손시켰대요. 현재의 창경궁에선 조선왕궁 법전 중 가장 오래된 명정전과 명전문, 홍화문 등을 볼 수 있대요.
경희궁은 영조가 지은 이름이래요. 원래 이름은 ‘경덕궁’으로 나라에 전쟁과 같이 위급한 일이 생겼을 때 왕이 본궁을 떠나 머무는 ‘이궁’의 역할을 했대요. 광해군이 인조의 생부인 정원군의 ‘잠저’를 빼앗아 궁으로 만들고, 이후 인조, 숙종, 영조 등 여러 조선의 왕이 경덕궁에 머물렀대요. 하지만 일제 강점기에 건물 대부분이 철거돼었고 지금은 경희궁 건물 중 가장 오래된 숭정전과 흥화문, 황학정 등이 남아있대요.
여기까지 읽으면서 ‘궁’에도 다양한 이름이 있다는 것을 느끼셨나요? 궁에도 종류가 있다고 해요. 궁궐은 국왕이 거쳐하는 곳 인데, 국왕이 들어가 거처하는 궁궐들 가운데 으뜸이 되는 궁궐을 ‘법궁’이라고 한 대요. 불이 나거나 궁궐에 뜻하지 않은 변고가 생겼을 때 또는 특정한 사유로 인해 왕이 거처를 옮길 이유가 생길 경우 옮겨갈 궁이 필요할 때 대비해 마련한 궁이 바로 ‘이궁’ 이래요. 왕과 왕실이 거처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대로 사용하는 궁을 ‘별궁’이라고 하고요. 왕이 왕릉을 행차할 때 하루에 다녀올 수가 없을 때 행로에 하루나 며칠 묵을 수 있는 장소에 있는 궁을 ‘행궁’이라 했대요. 이정도 알고 위의 각각의 궁에 대한 설명을 다시 읽으면 아하~! 하고 모두 이해가 되지요?
궁궐에 가보면 여러 건물이 있는데 크기와 격에 따라 ‘전(殿), 당(堂), 합(閤), 각(閣), 재(齋), 헌(軒), 루(樓), 정(亭)’으로 구분한대요. ‘전당합각재헌루정’은 품격이 높은 것에서 낮은 것으로 가는 순서이며 건물들의 신분과 위계 질서라고 할 수 있지요.
*전(殿) : 가장 격식이 높고 규모도 큰 여러 건물들 중 으뜸인 건물. 왕, 왕비 또는 상왕 대비, 왕대비등 궐 안의 웃어른이 사용하는 건물에 붙음.
예)근정전/강령전/교태전/자경전 등
*당(堂) : 전(殿)에 비해 규모는 비슷하나 격은 한 단계 낮은 건물. 전은 공식적 성격을 띈다면 당은 좀 더 사적인 건물에 쓰이며 전에 딸린 부속건물이거나 부속공간의 중심건물을 부르는 말.
예)양화당/희정당/명륜당 등
*합(閤)/각(閣) : 모두 그러는 것은 아니나 전(殿)과 당(堂)의 부속건물이나 혹 은 그것을 보위하는 건물.
예)양정합/일신합/덕성합/규장각/동십자각/곤령합 등
*재(齋)/헌(軒) : 모두 왕실의 주요 인물 보다는 왕실가족이나 궁궐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건물에 붙여지는데 재(齋)는 주로 일상적 주거용으로, 헌(軒)은 공무적 기능을 가진경우가 많음.
예)낙선재/집옥재/영춘헌/정관헌 등
*누(樓) : 원두막처럼 마루를 지면으로부터 높이 띄워 습기를 피하고 통풍이 원활하도록 만든 건물로 휴식과 유희를 주목적으로 하는 건물.
예)경회루, 광한루, 용무루 등
*정(亭) : 흔히 정자이며, 휴식이나 연회공간으로 활용됨. 누(樓)와 사용의 목적은 비슷하나 정(亭)은 규모가 작고 개인적인데 비해 누(樓)는 건물이 크고 공공성을 가지며 사적인 행사보다는 공적인 행사를 위한 시설.
예)향원정/청의정/상양정 등
궁궐의 짜임새에 따라 부르는 것이 아래와 같대요.
*큰 행사가 열린 곳-전 : 새로운 임금의 즉위식, 외국 사신이 임금님께 인사하던 곳, 정전에서 한 달에 네 번 정도 임금과 신하들이 모여 조회를 하기도 함.
*임금님이 일하던 곳-편 : 편전에서 있었던 회의는 내용이 모두 글로 기록되어 있다.
*내전-왕과 왕비의 공식 활동과 일상적인 생활이 이루어지는 공간.
*대전-왕이 기거하는 공간,
*중궁전-왕비가 기거하고 활동하는 공간.
*침전-임금이 잠을 자던 공간.
*중궁전-왕비가 머물던 곳.
*대비전-임금님의 웃어른이 사는 곳.
*동궁-왕위 계승자인 세자의 활동 공간.
이렇게 정리를 하고 나니, 이제야 ‘궁궐’이 가깝게 다가오지요? 모든 사물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이제까지 많은 ‘궁’들을 다녔지만, 볼때마다 헷갈리고 이게뭐야..하면서 당황했는데, 이제는 자신 있게 보고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 좋아라~!!!
그럼, 여러분도 이제 ‘감’이 오셨나요? 조선의 5대 궁 중에서 결국,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었던 궁은 ‘창덕궁’밖에 없고, 나머지 궁들이 일제침략기에 원래의 모습과 제자리를 잃어서 시멘트와 콘크리트의 힘을 빌어 원래의 모습을 흉내 내서 다시 만들어져 있어요. 문화재청장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원래의 모습 그대로 잘 보존된 궁’을 기억하고 그것 그대로를 이어가기를 바라는 마음 이었을 것 같아요. 우리가 지나간 역사는 바꿀 수 없지만, 앞으로의 역사는 두 눈을 크게 뜨면 잘 지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여러분, 우리의 첫 시작은 아름다운 우리의 고유의 모습을 잘 보전한 ‘창덕궁’에서 라는 것을 기억하기로 해요. 우리가 우리의 것을 아끼고 연구하고 지키지 않으면 아무도 지켜줄 수 없지요. 우리의 첫 시작을 잘 한 것처럼 끝까지 잘 이어나갔으면 해요.
윤민지 기자였습니다.
참고자료
<<꼬마 역사학자의 한국사 탐험>>
http://www.samsunglifeblogs.com/787
http://royalpalaces.cha.go.kr/makeup/architecture.vm?mc=rp_03_03
http://www.heritage.go.kr/visit/cyber_2008/
글쓰기 평가현수랑 기자2014.11.14
왜 현장 취재의 날 행사는 ‘창덕궁’에서 열렸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재미있게 창덕궁에 대해 설명해 주는 좋은 기사네요. 마지막에 한 문단으로 정리한 점도 아주 뛰어납니다. 여기에 참고자료까지! 정말 흠잡을데 없는 멋진 기사입니다! 잘 했어요!!!!!
마지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