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과학동아&수학동아 기사
청소년이 만드는 플라스틱 제로 미래
안녕하세요? 박성재기자입니다. 저는 어린이과학동아 기자단으로 11월 9일, 16일, 17일에 에코맘코리아, UN 등이 공동 개최하는 UN청소년환경총회에 다녀왔습니다. UN청소년환경총회의 이번 주제는 ‘플라스틱으로부터 지구 구하기’였는데요, 플라스틱 문제는 플라스틱 섬, 빨대가 코에 박힌 거북,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죽은 고래와 앨버트로스 등이 발견되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플라스틱으로 인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플라스틱에 대해 잘 모르고 있습니다. 문제의 근원인 플라스틱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 UN청소년환경총회에서 활동한 내용을 전해드리겠습니다.
플라스틱은 고분자물질로 밀랍과 비슷한 분자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고분자물질이란 일반적으로 여러 종류의 크기를 가진 분자의 혼합물을 말하는데 분자간의 인력이 강하고 분자 구조가 복잡하게 꼬여있어 자연적으로 분해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플라스틱은 한 가지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플라스틱은 폴리에틸렌(PE), 폴리에틸렌 테레프타레이트(PET),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티렌(PS), 폴리염화비닐(PVC), 멜라민 수지, 페놀 수지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바다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은 크기 5mm 이하의 플라스틱입니다. 미세플라스틱은 의도적으로 제조되었거나 또는 플라스틱 제품이 사용되는 과정이나 버려진 이후에 인위적인 행위나 자연 풍화에 의해 조각난 것입니다. 미세플라스틱은 너무 작아서 바다나 강으로 물을 내보내는 필터에 걸리지 않고 그대로 생물들한테 먹힙니다. 이로 인해 생물의 장폐색을 유발할 수 있으며 에너지 할당 감소, 성장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결국에는 지구 생태계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위는 밀랍의 분자구조 아래는 폴리에틸렌 플라스틱의 분자구조)
밀랍 분자구조 출처: depositphotos, 플라스틱 분자구조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구환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300명의 청소년들이 2019년 UN청소년환경총회에 모였습니다. UN청소년환경총회는 플라스틱과 자원순환, 생활제품, 산업, 건강, 지속가능한 미래, 해양 6개의 위원회로 이루어져 있으며 참가자들은 각국의 대표단으로서 플라스틱 문제에 대해 토의를 하게 됩니다. 저는 플라스틱과 산업 위원회에서 폴란드 대표로 활동하였습니다. UN청소년환경총회의 주요 활동은 결의안을 채택하고 실천을 다짐하는 것입니다. 결의안을 작성하려면 여러 나라의 자료가 필요한데요, 저는 폴란드와 EU(유럽연합)의 플라스틱 정책, 시민들의 행동 등을 조사하여 기조 연설하였습니다. 폴란드가 속한 EU은 플라스틱 감축을 위해 아래와 같이 정책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습니다.
[EU의 정책]
1. 2021년부터 플라스틱 제품 중, 대체가능 물질이 존재하거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은 역내 유통이 금지되며, 재생가능 원료로만 생산돼야 한다.
2. 2025년까지 친환경 원료로 대체가 불가능한 플라스틱 제품에 대해서는 회원국별로 아래와 같은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
- 플라스틱 병: 90% 이상 분리수거 의무
- 식품포장재: 식품포장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봉투의 25% 사용감축 의무
- 담배필터: 2025년까지 50% 사용 감축 + 2030년까지 80% 감축 등 단계적 감축 목표 설정
- 어구(어업에 사용되는 도구): 어구 제품일 경우 15% 분리수거 의무
3. 소비자가 알기 쉽도록 라벨을 부착하여 제품 내에 포함된 플라스틱 함유량, 환경에 미치는 유해 영향 등의 정보제공을 의무화한다.
이렇게 EU가 정책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를 저는 몰랐었는데요, 이 정책이 우리나라의 정책에 비해 더 강력하고 구체적이어서 놀랐습니다. 특히 폴란드에서는 EU의 환경정책에 발맞추어 정부가 플라스틱 대체품 개발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Biotrem은 밀겨로 100% 생분해는 물론 식용까지 가능한 그릇을 개발하였고, Paptic은 나무칩과 목제섬유, 카제인 등 기존 산업의 부산물을 활용한 신소재 포장재를 개발하여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제산립협의회에서 FSC인증 제도를 도입하여 플라스틱 용기 대신 FSC 인증을 받은 포장재를 사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또한 유통업체인 KESKO는 얇은 비닐백을 매장에서 전면 없애고 면, 삼베, 종이, 재활용된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의 대체 백을 제안하였으며 올해 말까지 생산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골판지 상자로 유통할 계획입니다. 스타일 웹진 Noizz에서 시작한 ‘빨대 사용하지 않기’ 캠페인에는 약 150여 개 레스토랑이 참여하였으며 유명 인사들이 동참하여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영화를 제작하기도 하는 등 정부와 기업, 소비자들이 모두 함께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플라스틱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시민과 기업, 정부가 더욱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 유럽과 비슷한 수준까지 플라스틱 감축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다른 나라 대표단들도 각국의 플라스틱 감축 정책과 사례를 발표하였고 플라스틱과 산업위원회의 결의안을 작성하기 위해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저는 플라스틱을 줄이거나 대체하는 산업 외에도 이미 생산된 플라스틱을 생물을 활용하여 빠른 속도로 분해하는 산업을 육성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생물들은 곤충과 세균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꿀벌부채명나방의 애벌레인데요, 애벌레는 밀랍을 먹고 자랍니다. 그런데 폴리에틸렌은 밀랍과 분자구조가 비슷하여 꿀벌부채명나방의 애벌레가 먹고 소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밀웜입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듯이 밀웜은 거의 모든 것을 먹어치웁니다. 어떤 유튜버가 밀웜에게 플라스틱의 일종인 스티로폼을 주었는데요, 그 결과 밀웜이 스티로폼을 깨끗이 먹어치웠다고 합니다. 이데오넬라라는 세균 또한 플라스틱을 분해합니다. 250종의 페트병 쓰레기와 세균을 한 공간에 두고 변화를 관찰했을 때 6주가 지난 후 페트병의 막이 거의 완벽하게 생분해 되었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이러한 생물을 활용하여 현재 남아 있는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연구와 산업을 정부에서 지원한다면 플라스틱의 문제를 더욱 빠르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좌측 위는 꿀벌부채명나방 애벌레, 우측 위는 이데오넬라, 아래는 밀웜)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드디어 각국 대표단의 의견을 종합하여 결의안을 완성하였습니다.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하고 지금 지켜내지 않으면 파괴될 지구라는 것을 호소하며 국제적으로 플라스틱 대체 자원 연구에 힘쓸 것을 요구하는 것을 비롯한 8가지 항목으로 결의안을 작성하였으며 논의된 사안에 대해 공동 제안국은 협약 및 기타 체결 내용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선언하였습니다. 54명의 대표단이 이틀에 걸쳐 논의하고 수정하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결의안이 완성되자 플라스틱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생각에 뿌듯하였습니다.
(플라스틱과 산업위원회의 최종결의안 작성장면)
[플라스틱과 산업위원회 결의안 링크]
https://blog.naver.com/buglego/221717173650
UN청소년환경총회가 진행되는 중간에 어과동기자단은 에코맘코리아의 김경애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에코맘코리아는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 건강한 지구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로 설립한 단체이자 정부가 인증한 녹색교육센터입니다. 대표님은 에코맘코리아가 다른 환경 단체들도 많은데 특히 UN과 손잡고 UN청소년환경총회를 개최한 이유가 사람들은 큰 단체가 말할수록 더 중요하게 느끼고 UN을 통해 지금 지구가 매우 위험하고 환경오염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되돌릴 수 없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대표님께 ‘만약 우리가 플라스틱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나요?’라고 질문했는데요, ‘생태계는 돌고 도니까 발암물질이 든 플라스틱을 플랑크톤이 먹고, 그 물고기를 더 큰 물고기가 먹고, 결국은 우리 몸에 들어와서 병을 일으켜서 사람이 죽는 악순환이 계속 일어나 결국은 생태계가 무너질 것입니다.’라고 답변해주셨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지구의 역사에서 고생대 페름기 대멸종과 같이 생태계에 큰 변화가 여러 번 있었지만 생물들은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도 적응하여 진화하였듯이 지금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의 변화로 인류를 비롯한 여러 생물들의 대멸종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환경에 적응하여 진화할 것이고 새로운 생태계를 이루게 될 것 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대표님의 말씀을 듣고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의 문제를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면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생물 대멸종의 위기를 모면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각 위원회별로 환경보전의 행동을 담은 청소년 환경 선언문을 작성하여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은 제가 속한 플라스틱과 산업위원회에서 결정한 청소년 환경 선언입니다.
[청소년 환경 선언(플라스틱과 산업 위원회)]
우리 청소년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참여와 협력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플라스틱과 관련된 정책 및 배경지식과 같은 정보를 잘 찾아보고 실천하자.
2. 플라스틱 대체품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재품을 애용하자.
3. 플라스틱 과대포장 관련 기업에 문의 또는 불매운동을 하여 친환경적인 기업 육성을 도모하자.
4. 친환경 중소기업을 돕는 청소년 주도 펀딩을 해보자.
5. 다음의 사항들을 주변인들에게 자연적으로 권하자.
플라스틱은 ‘만드는데 5초, 쓰는데 5일, 분해되는데 50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청소년의 노력으로 플라스틱을 ’만드는데 0초, 쓰는데 0일, 분해되는데 0년’인 플라스틱 제로 미래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당장 어과동 플라스틱 다이어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플라스틱과 관련한 내용을 제 블로그에 지속적으로 올려 주변인들에게 적극 알리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청소년 환경 선언에 동참하고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합시다. 플라스틱 공해가 없는 지구에서 다양한 생물과 더불어 살 수 있기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박성재 기자였습니다.
(UN청소년환경총회에서는 다른 행사와 다르게 명찰에 플라스틱 덮개를 안 씌웠어요)
글쓰기 평가어린이과학동아 기자2019.11.25
성재 기자, UN청소년환경총회 후기 글 잘 봤어요. 중학생 기자답게 정말 글을 자세하게, 긴 글을 잘 써주었네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생물이 있다는 건 처음 알았어요. ^^
환경을 지키기 위한 여러 가지 실천사항과, 현장에서 경험하고 토의한 내용을 자세하게 정리한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멋진 기사 잘 봤어요.
마지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