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신벌레 paramecium: 단세포계의 분열왕 무성생식과 유성생식, 뭐든 자신있어~

2016.03.26

생물체 가운데 세포가 하나로 이루어진 경우가 있다. 즉 세포가 곧 생물인 셈이다. 이렇게 단 한 개의 세포로만 이루어진 생물체라고 해서 '단세포 생물'이라고 한다. 또한 단세포 생물들을 총칭해서 '원생동물'protozoa라고 한다. 아메바amoeba와 같은 육질충류Sarcodina, 짚신벌레 paramecium와 같은 섬모충류cibtes, 말라라아 원충Plasmodium과 같은 포자충류Sporozoa, 마지막으로 트리코모나스Trychomonas와 같은 편모충류Mastigophora로 나눌 수 있다. 그 가운데 오늘은 짚신벌레에 대해서 다뤄보자.

 

짚신벌레는 학명으로는paramecium이라고 하고 보통은 민물에서 발견할 수 있는 타원형의 단세포 생물을 일컫는 말이다. 섬모들로 덮여 있어서 이동이 가능하며 박테리아나 녹말을 먹고 산다.

 

움직일 때 가만히 살펴보면 섬모가 곧추선 뒤 물을 박차고 힘차게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섬모운동은 마치 다세포 생물들이 신경계의 자극을 받아 움직이는 모습과 유사하다.

 

또한 짚신벌레는 아무런 감각기관이 없는데도 뭔가를 찾는 듯이 바삐 움직이며 어딘가에 부딪히면 물러나거나 뒷걸음치는 등 다세포 생물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빛으로 모이는 주광성(양의 주광성, phototaxis)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성질은 무척 급해서 누군가 살짝 부딪히기만 해도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며 냉큼 먹으려고 한다. 운동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훈장말pediastrum 에겐 정말 번거로운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둘이 만나게 되면 마치 다투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이 단세포 생물의 가장 큰 특징은 횡분열이라고 할 수 있다. 생식핵으로는 대핵 macronucleus과 소핵 micronucleus이 있다. 대핵은 세포의 활동을 조절하는 큰 핵이고 소핵은 세포분열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작은 핵을 말한다. 이때 번식을 담당하는 소핵을 생식핵이라고도 한다.

 

짚신벌레의 번식은 매우 유별난 구석이 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경우는 이분법적 번식. 즉 번식하기에 좋은 환경, 예를 들어서 짚신벌레가 살기에 좋은 온도와 주변에 풍부한 먹이가 가득할 상태에는 스스로 허리가 잘록해지며 순식간에 두 마리의 짚신벌레로 거듭난다. 이런 방법은 무성생식법 asexual reproduction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반면, 이렇게 스스로 자가 분열을 반복하다 보면 세포가 노화되면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그럴 때는 서로 맘에 맞는 두 마리의 짚신벌레가 서로 딱 달라붙어서 생식에 관계하는 소핵을 서로 맞교환하게 된다. 이것을 접합이라고 한다. 이후에는 신기하게도 다시 원기를 회복하게 된다. 그렇게 생생해진 짚신벌레들은 또 열심히 먹이를 먹으면서 분주하게 돌아다니다 이분법적 번식으로 자손을 생산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이 두 번째 번식은 유성생식법sexual reproduction이라고 하겠다.

 

이번 관찰에서는 무성생식과 유성생식 장면 중 어느 것도 만날 수 없었다. 다음에 시간을 두고 자세히 관찰할 기회를 가져야겠다.

 

동글동글한 식포가 선명하게 보인다(Nikon Eclipse 400, 200x).

 

식포food vacuole는 파고솜이라도 하는데 세포 이두로부터 음식물이 소화되는 둥근 모양의 기관이다. 또한 여기서는 잘 보이지 않는데 별 모양의 수축포 contractile vacuole는 펌프 역할을 하며 세포로부터 필요 이상의 물과 노폐물을 배설하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체내 수분조절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털이 긴 쪽 조금 아래에 보면 가운데 세로로 갈라진 부분이 있다. 그곳이 바로 세포입 즉 세포구상cytostome라는 구멍이다. 말 그대로 음식물을 섭취하는 곳이다. 사진으로 볼 때 그 세포입 바로 위쪽에 살짝 흰 점이 보이는데 그곳이 세포항문 cytoproct이다. 말 그대로 식포에서 항문 쪽으로 열리면 이곳을 통해서 노폐물이 빠져나간다.

 

사실 짚신벌레는 세포질막 외부에 끊임없이 식포를 만들어 낸다. 이 식포가 바닥에 쌓인 음식물 입자 즉 박테리아를 포함해 각종 녹말까지도 잡아들인다. 마치 진공청소기가 흡입하는 식이다.

 

다시 입쪽으로 돌아와 보면 입구가 넓은 부분을 위구부peristome라고 하는데 박테리아를 세포질 쪽으로 모아서 보내기 위해서 깔때기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짚신벌레의 바깥쪽을 형성하고 있는 부드러운 막을 세포막 혹은 원형질막 plasma membrane이라고 한다. 세포와 주위 환경을 분리하고 일부 물질의 출입을 조절하는 필터 역할을 한다.

 

섬모cilium는 세포질 막이 연장된 가는 섬유 같은 털을 말한다. 세포와 세포 표면의 일부 물질들이 움직일 수 있게 만든다.

 

세포 구조물을 둘러싸고 있는 겔 타입의 맑은 물질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세포질 cytoplasm이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692574&cid=49027&categoryId=49027, "상위 5%로 가는 생물교실 1, 스콜라", "짚신벌레도 다이어트 한다, 북로드", 교과서보다 쉬운 세포이야기, 푸른숲" 참조)

 

짚신벌레는 말 그대로 단세포 생물인데 막상 이렇게 정리하고 있으니 엄청 복잡한 녀석처럼 느껴진다. 다른 단세포와는 달리 감각기관도 없으면서도 자기 주변의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무성과 유성생식을 모두 하며 자손을 번식하는 짚신벌레야말로 담수계의 아이돌 idol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정말 신비롭다. 이런 단세포 생물도 이런 것까지도 배려되어 있는데 인간의 몸은 얼마나 정교할까? 장차 내가 할 공부의 정당성이 여기에 있다.


유난히 긴 섬모를 자랑하는 이 녀석을 촬영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 어찌나 빠른지 메틸셀룰로오스를 사용해야 했다(Nikon Eclipse 400, 200x).


메틸셀룰로오스를 사용해서 이 정도라도 관찰이 가능했다(Nikon Eclipse 400, 400x)


이 짚신벌레는 기존의 것과는 상당히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짚신벌레가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섬모운동을 하는 것을 보니 짚신벌레라고 할 수 있겠다(Nikon Eclipse 400, 명시야 100x)


저 둥실둥실한 몸을 접었다 펴면서 섬모의 도움을 받아 움직였다. 날씬한 다른 친구들과 뭔가 달랐다(Nikon Eclipse 400, 100x).


암시야로 살펴보니 투명한 겔 타입의 세포질 내에 실타래 같은 기관이 보인다(Nikon Eclipse 400,암시야 100x).


이 녀석들이 번식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 게 제일 안타깝다. 좀 더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관찰해야 하는데 현실은 너무 바쁘게 돌아간다. 다음에 꼭 너의 모든 것을 밝혀주마(Nikon Eclipse 400,암시야 100x).


고정 파라프레트를 만들기 위해서 알코올램프 위에서 살짝 데웠더니 뭔가 쪼그라든 모습이다(Nikon Eclipse 400,100x).


메틸렌블루로 염색한 모습(Nikon Eclipse 400,100x).


난데없이 나타난 외계인 형상의 단세포 생물이 나타났다. 달랑 열두 가닥의 섬모를 들고 나타난 이 녀석을 털북숭이 짚신벌레라고 부르기엔 좀 무리가 있다. 언뜻 접합하는 모습인가 싶었으나 세 마리가 접합하는 경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또한 세포질 속에 들어가서 접합할리도 없다(Nikon Eclipse 400, 100x).


평생 1개나 겨우 몇 개의 섬모만을 가지는 편모충류도 아니고, 아무리 쳐다봐도 외계인으로만 보인다. 넌 누구니?(Nikon Eclipse 400, 100x)


평범한 짚신벌레보다는 섬모의 길이가 유난히 짧다. 그래서인지 그리 빠르진 않다(Nikon Eclipse 400,100x)                                                                                                           


분주하게 요동치는 세포질. 파도처럼 넘실대는 짧은 섬모가 인상적이다(Nikon Eclipse 400, 100x)


좀 더 따뜻해지면 강원도 태백의 깨끗한 시냇가에서 규조류를 채취해서 자세히 관찰해야겠다. 규조류도 그 종류가 다양하고 쉽게 채취할 수 있어서 기대된다.

 

다음 기사에서는 짚신벌레들의 두 가지 번식 장면을 모두 포착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시냇가에서 규조류를 채취하는 방법과 야외에서 곧바로 현미경을 이용해 관찰하는 과정을 정리할 예정이다.

 

                                                           윤관우 기자

글쓰기 평가현수랑 기자2016.03.29

우와~! 과학자의 실험 노트를 본 듯 재미있는 기사였어요. 이번 기사도 완벽! ^^ 문장 중에 수정했으면 하는 부분은 빛에 반응하는 주광성(양의 주광성, phototaxis) -> 빛으로 모이는 주광성(양의 주광성, phototaxis) 이정도 밖에 없네요 ^^ 다음엔 꼭 분열하는 모습도 볼 수 있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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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임세민 기자님. 뭐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니까요.^^ 그래도 우리 인간은 이런 미생물과 함께 살아가는 또 다른 생물체라는 것도 잊지 마세요..^^
미생물 이름들이 다 어렵다니ㅠㅠ 미생물에 대하여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진짜 미생물이나 벌레등을 끔찍하게 싫어하지만 이 글을 읽고.. 더 싫어졌어요!!!!ㅋㅋㅋ 그래도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와 대단하세요 앞으로도 멋진 기사 올려주세요
영어가 어렵네요;;그래도 정말 윤관우 기자님 너무 멋지고 앞으로도 응원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