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과학동아&수학동아 기사
닥터본즈 우은진 박사 인터뷰- 인골인류학을 아시나요?
저는 이번에 <뼈 때리는 한국사>라는 책을 아주 재밌게 읽어서, 그 책을 쓰신 우은진 박사님을 직접 만나러 세종대 연구실로 갔습니다. 박사님은 뼈를 연구하는 인류학자인데, 이 뼈의 주인이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묻혔는지를 살펴보면서 뼈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는 일을 하십니다. 저는 연구실에 가서, 상괭이뼈,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사람뼈들(태아뼈 포함), 다양한 동물들의 뼈, 발굴현장에서 쓰이는 도구들과 박사님의 연구자료들도 보았습니다. 박사님께서는 준비해간 질문에 열심히 응답해 주셨습니다.
1. 아기 때 두개골을 일부러 변형시킨 편두 이야기를 재밌게 읽었어요. 책에는 판자형, 끈형 두 가지가 나오는데, 그 외에 또 다른 형태도 있나요?
- 많이 있어요. 특히 남미에서 다양한 편두 형태가 발견되고 있어요. 편두가 되다 만 형태도 있고, 그런 경우에는 뒤통수가 완전히 뚜렷한 하트 형태로 보이기도 해요.
2. 발굴현장에서 알바는 몇 살부터 가능한가요?
- 최소한 대학생은 되어야 하겠죠? (아. 아쉬워)
3. 한 발굴현장에 닥터본즈는 몇 명이나 가나요?
- 한국에는 뼈를 연구하는 인류학자들이 매우 드물어요. 그래서 한 현장에 한 명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뼈는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누구와, 무엇과 묻혀있는지도 매우 중요한데, 현장을 보지 않은 채로 나중에 뼈만 봐서는 알기 어려운 점들이 많아요. 그래서 한국에서는 뼈 연구가 여러모로 어렵습니다.
4. <뼈가 들려준 이야기>의 진주현 선생님도 뼈를 연구하는 인류학자시던데, 서로 잘 아시나요? 그 책도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 매우 친합니다. 진주현 박사님은 지금 하와이에 계시는데 한국에 가끔 들어오시면 뵙곤 해요.
5. 우리나라에 닥터 본즈가 몇 명이나 있나요?
- 한국에서 뼈를 연구하는 분들은 대부분 의대 나와서 법의학 전공하신 분들이에요. 인류학을 전공하고 뼈 연구를 현장에서 하고 있는 저같은 사람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6. 책에 보면 임진왜란 때 일본도로 두개골이 잘라진 뼈가 나오는데요. 진짜 칼로 머리뼈가 잘라지나요?
- 네. 실제로 부산 동래읍성 해자에서 발굴된 뼈들을 보면 머리뼈 말고도 턱뼈, 얼굴, 어깨 등등 일본도로 뼈들이 여기저기 잘려져 있어요. 얼마나 전쟁이 참혹했는지 뼈들을 보고도 알 수 있습니다.
7. 제 이빨에도 에나멜형성부전증이 있나요?
- 어린이 치아에 그게 보이면 엄마아빠가 아주 잘못하고 있는 거니까 심각한 문제예요. 아주 심한 영양결핍이 있은 후에 치아에 남는 흔적이 에나멜형성부전증입니다.
(가로로 움푹 패인 흔적이 에나멜형성부전증입니다)
뼈를 직접 보고 저자에게서 얘기를 들으니 더 신기했습니다. 박사님이 보여주신 동물뼈들을 보니, 직접 살을 발라낸 뼈들과 흙에서 파낸 뼈들의 색깔이 달랐어요. 살을 발라낸 뼈들은 회색이었는데, 파낸 뼈들은 흙처럼 갈색이었습니다. 사람뼈들 중에서는 조선시대 김치만 할아버지의 뼈가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두개골 좌우대칭이 맞지 않는 기형을 직접 눈으로 보고 설명을 들으니 재밌었습니다. 박사님 연구실에서 너무 많은 뼈들을 봐서 행복했어요. 제 글을 열심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쿤의 아래턱뼈. 땅에 묻힌 걸 파내서 갈색입니다)
글쓰기 평가어린이과학동아 기자2024.01.16
와~ 건이 친구. 뼈를 연구하는 인류학자이신 우은진 박사님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군요. 뼈를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의사인가?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직접 현장에서 뼈를 보고 과거의 사람들의 삶을 연구하는 인류학자가 있군요. 어떤 일을 하는지, 또 뼈 연구의 어려운 점 등 재밌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많이 나누었네요. 책에서는 알 수 없는 생생한 이야기들을 인터뷰로 재밌게 잘 소개해 주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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