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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건물 조명장식)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도시가 한층 밝고 환해졌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와 가로수 그리고 건물들이 예쁜 조명들로 치장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도시를 밝히는 이 조명이 매일 같이 노출되는 사람들에겐 건강에 이상을 줄 수 있는 빛공해 입니다.

2017년 고려대 의과대학 이은일 교수는 야간조명에 심하게 노출된 지역에 사는 여성의 경우 유방암 발생률이 24.4%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밤사이 체내에서 이뤄지는 멜라토닌의 생성을 빛이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016년 서울대병원 정신과 정기영 교수는 야간조명이 환한 곳에 거주하는 사람은 비만에 노출될 위험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밝은 지역 거주자는 비만율이 55%였지만, 상대적으로 어두운 지역 거주자는 비만율이 40%였다는 것이다.

빛공해는 사람뿐 아니라 자연에도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식물들은 개화시기가 달라지고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해서 수확량이 떨어집니다. 동물들의 경우는 더 심각합니다. 작고 약한 동물들은 밤에 포식자를 피해 먹이를 구해야 하지만 빛 때문에 먹이사냥이 어려워지고, 달빛으로 이동하는 철새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하며, 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2015년 경기도 군포시의 한 농민이 철도역의 야간조명 등으로 들깨와 콩의 수확량이 각각 85%, 19% 줄어든 것을 인정해 77만원의 배상을 받아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고, 국립산림과학원은 겨울철 가로수에 장식용 전구를 다량 부착하는 경우도 잎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빛공해 민원은 2010년 1030건에서 2017년 6969건으로 7년 사이 약 7배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빛공해를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2013년부터 환경부가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을 제정하고 빛공해를 환경오염 대상으로 규정하였습니다.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는 ‘수인한도’, 즉 견딜 수 있는 한도를 초과하는 빛 공해가 인정될 경우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분쟁조정 신청을 제기한 시기를 기준으로 최대 3년에 대한 피해를 배상받을 수 있고, 1년간 피해를 봤을 경우 1인당 최저 34만원에서 68만원의 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빛 공해의 원인은 대부분 조명 디자인이 잘못돼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빛이 새어 나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국민 모두가 지구를 아끼는 마음으로 필요한 곳에만 빛이 가도록 조명의 디자인을 바꾸고, 필요한 만큼만 비추도록 조도를 낮추는 등 빛공해 방지를 위해 노력한다면 빛 공해도 막고, 에너지 소비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