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과학동아&수학동아 기사
'생명의 빛, 오로라'의 권오철 작가님을 만나다
저는 국립과천과학관 천체투영관에서 열린 제4회 "국제천체투영관 영화제"에 다녀왔습니다. 10월 28일 금요일은 개막식을 하고 관람이 시작되는 날이었습니다. 돔 전체가 영화의 화면이 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두근했어요.
개그콘서트의 도찐개찐에 출연했었다는 김병선 아저씨의 사회로 개막식이 열렸어요.
즐거운 분위기를 만드려고 사회자 아저씨가 국립과천과학관 다이어리를 선물로 주기 위해 “내가 가장 멀리서 왔다고 생각하시는 분 손드세요”라고 했지요. 놀랍게도 제주도에서 온 초등학생이 손을 들었는데 야구를 보러 왔다가 이곳에도 오게 되었다고 해요. 내빈 소개 시간에 보니 우리나라 제작자뿐만 아니라 일본, 독일 제작자들도 있었어요. 그리고 초대받은 사람들 중에는 한국농아협회 관계자 분들도 있었죠. 우리가 앉은 뒷좌석에는 귀가 들리지 않는 분들이 여러 명 앉아 영화를 함께 관람했어요. 이분들을 위해 수화를 하시는 분이 앞에 계셨습니다.
우리는 '생명의 빛 오로라(한국 제작)', 'Flower Universe', '별을 보는 할아버지(일본 제작)', 'The secrets of gravity(독일 제작)' 이렇게 총 4편의 영화를 볼 수 있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Flower Universe 는 점심을 먹느라 아쉽게 보지 못했어요.
처음으로 본 영화 '생명의 빛, 오로라'는 영화 제작진들이 무려 영하 20~30도나 되는 극한 추위에서 50일 동안 촬영한 멋진 오로라를 생생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 하늘에서 오로라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따뜻하고 편안한 자세로 말이죠.
영화 앞부분은 세계 곳곳 사람들의 오로라에 얽힌 이야기였습니다. 핀란드 사람들은 여우가 눈밭을 뛰어다니면서 흩뿌린 눈 결정이 하늘로 올라가 오로라가 되었다고 생각한대요. 또 어떤 나라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새벽의 여신 오로라가 뿌리고 간 것이라고도 하였지요. 마지막으로 에스키모인들은 죽은 사람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 춤을 추면 그게 오로라라고 생각했대요. 오로라가 특히 진하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날은 그 영혼들이 더 행복한 날이라고 생각했답니다.
오로라는 태양의 흑점이 폭발하거나 코로나 홀이 열릴 때 그 작은 입자들이 날아오거나, 태양풍이 지구로 불어오면 입자들이 지구 자기장을 따라 들어와서 발생합니다. 입자가 날아오는 속도는 빛이 날아오는 속도(약 8분)보다 느리기 때문에 이틀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촬영하신 감독님(권오철 감독님)께서는 오로라를 관측하려고 태양의 흑점이 폭발할 때 마다 알람이 울리는 앱 서비스를 사용하신다고 해요.
"태양의 흑점이 폭발할 때 알람이 울리면 저는 바로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로 출발한답니다. 아주 아름답고 센 오로라를 볼 수 있지요."
센 오로라는 핑크 빛으로 너울너울 춤을 많이 추면서 길고 넓게 보이는 오로라를 말하는 것인데 이 장면이 나올 때 현장 사람들이 감탄하는 소리가 굉장했어요. 오로라 영화가 끝난 후 권오철 감독님과의 대화 시간이 있었어요. 촬영 방법, 촬영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듣는 시간이었지요. 처음에는 사진으로만 찍다가 좀 더 많이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파노라마로 찍어 연결했고 그 다음엔 동영상 촬영으로 실제적인 영상을 얻었다고 해요. 하지만 정해진 앵글에만 들어가는 것이 아쉬워서 마침내 카메라를 여러 대 연결하는 아이디어를 내셨답니다. 하늘을 둥글게 찍은 후에 겹치는 장면은 잘라내고 섬세하게 연결시켜주는 스트레치 작업을 하여 완성했대요.
일반 영화와는 달리 곡면을 움직이기 때문에 그림 하나를 그릴 때도 그 부분을 잘 고려하여 그려야 한답니다. 그래서 영화 중간 중간에 나오는 그림을 그릴 때도 아주 여러 번 수정했다고 해요. 태양이나 오로라가 있는 다른 행성을 영상으로 표현할 때도 미국의 나사에서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드셨답니다. 그런데 그 원본 영상들은 살짝 잘린 부분도 있고 색도 선명하지 않아서 영화 제작에 사용하려면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통해 선명하고 실감나게 보정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상을 우리가 본 것인데요. 태양이 이글거리는 모습이나 흑점의 폭발 등은 정말 실감났어요. 가시광선 영역에 있지 않은 토성이나 목성의 오로라는 색이 없지만 나사에서 발표한 색을 보고 좀 더 예쁘고 선명한 색으로 표현하셨다고 해요. 아름다운 영상뿐만 아니라 과학적인 내용도 함께 전달하기 위해 천문학 박사님들도 많은 도움을 주셨대요.
다음은 권오철 감독님께 한 질문과 응답 내용입니다.
- 오로라를 보기 위해 어디로 며칠 동안 가 있었나요?
권 : 캐나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에 갔었습니다. 사실 오로라는 1년 365일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나 노르웨이 같은 나라는 270일 넘는 기간 동안 구름이 끼기 때문에 보기 힘듭니다. 그래서 캐나다 옐로나이프와 같은 건조한 사막지대가 가장 좋죠. 구름이 조금 있더라도 도착한지 3일 정도 경과하면 반드시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보신 가장 아름다운 핑크빛 오로라를 보려면 흑점 폭발 알람이 울리면 바로 캐나다로 가십시오.
-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오로라는 무엇입니까?
권 : 초록빛 오로라입니다. 여러분은 꼭 핑크빛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사진보다 영화에서 보는 오로라가 조금 더 색이 흐려 보이는데 실제와 얼마나 차이가 납니까?
권 : 90퍼센트 정도 일치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것은 옷감 결에 비유할 수 있는데요. 우리가 결을 함께 보면 더 선명하게 느끼는 것과 비슷한데요. 오로라도 실제로 볼 때는 결을 함께 보기 때문에 더 선명하게 보이지만 영상은 그렇게까지 담아내지는 못합니다.
- 영화제가 끝나고 나서도 영화를 볼 수 있는지요? 볼 수 있다면 어디서 볼 수 있나요?
권 :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사 주시면 좋겠습니다(웃음). 왜냐하면 수도권에는 없기 때문이죠. 현재 국립대구과학관, 국립부산과학관, 고흥우주체험센터, 제주도 별빛누리 그리고 양구에 있습니다.
- 오로라를 보기 좋은 시기로 추천하고 싶은 달이 있습니까?
권 : 3월 말에서 4월 초와 9월 말에서 10월 초입니다. 이때는 춘분과 추분 즈음의 시기인데요. 태양의 흑점 폭발, 코로나 홀이 열리는 때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본 영화 '별을 보는 할아버지'는 춘분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춘분은 추분과 같이 낮과 밤의 길이가 거의 똑같아지는 날이지요. 유치원생과 초등 저학년들도 이해하기 쉽게 만화로 그려진 영화였어요.
세 번째로 본 영화 'The secrets of gravity-중력의 비밀'은 마법에 관심이 없는 어떤 소년과 로봇이 우주와 별의 비밀에 대해 말해 주는 영화였어요. 중력에 대한 설명이 잘 어울리는 과학적 영상을 보는 순간 그동안 알고 있던 지식의 조각들이 하나로 확 엮어지는 기분이었어요. 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를 쉽게 이야기와 영상으로 풀어 주었는데요. 매우 입체적이고 환상적인 영상이었어요.
플라워 유니버스, 우주를 점령하다, 우리는 별이다, 폴라리스, 뜨겁고 강렬한 우주, 제 2차 세계대전, 공룡의 기억, 솔라 슈퍼스톰도 매우 훌륭하고 멋진 영화일 것 같아요.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 몇 편의 영화를 더 감상해 보고 싶어요.
글쓰기 평가어린이과학동아 기자2016.11.02
멋진 경험에 대한 생생한 기사예요. 실제와 90%까지 가까운 오로라의 영상이니 캐나다에서 직접 보는 것과 버금갈 정도로 황홀했을 것 같아요. 언젠가는 현장에서 ‘오로라의 결’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권오철 작가님과의 질의응답을 생동감 있게 잘 정리했어요. 덕분에 독자들도 오로라에 대해 재미있는 지식을 많이 알게 될 거예요.
이 인터뷰가 기사에서 중요한 부분인 만큼 제목도 ‘생명의 빛, 오로라의 권오철 작가님을 만나다’가 어떨까요? 제목은 구체적일수록 좋기 때문입니다. 원래 제목인 ‘국립과천과학관 2016국제천체투영관영화제에 다녀오다’라고만 하면 수진 기자가 그곳에서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 독자가 예측하기 힘들 것 같아요.
문장들도 전반적으로 잘 썼어요. 특히 ‘중력에 대한 설명이 잘 어울리는 과학적 영상을 보는 순간 그동안 알고 있던 지식의 조각들이 하나로 확 엮어지는 기분이었어요’ 같은 경우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된 것 같아요. 앞으로도 멋진 기사 기대할게요!
마지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