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과 호랑이가 먹은건 마늘이 아니라고?

2018.01.20

안녕하세요, 김민성 기자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음식들과 관련된 역사적인 사건에 대하여 알아볼텐데요.



우리가 흔히 먹는 감자, 오렌지, 차 등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과 관련되어 있다는 생각을 해 본적 있나요?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합시다.



 



1. 마늘-단군신화



단군신화를 보면 인간이 되고 싶은 곰과 호랑이는 환웅에게 찾아가서 하소연하고, 환웅은 100일간 마늘과 쑥만 먹고 버텨야 한다고 해요. 곰은 환웅의 말을 듣고 마늘과 쑥만 먹다가 21일 만에 인간이 되었죠. 그런데 곰과 호랑이가 먹은건 마늘이 아니랍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이 내용을 이해하려면 마늘의 역사부터 잘 알아야 해요.



마늘의 원산지는 이집트와 중앙아시아에요. 기원전 2500년 전에 만든 피라미드 벽면에서 일꾼들에게 마늘을 나누어 주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해요. 아무튼 정확하진 않지만 마늘은 7~8세기 쯤에야 중국과 한반도에 전해졌다고 하네요. 하지만 고조선 건국이 기원전 2333년인걸요? 즉 고조선이 건국될 때에는 마늘이 한반도에 들어오지 않았고, 곰과 호랑이가 먹은 건 마늘이 아니라 사실은 달래라고 해요.



 



2. 후추-유럽의 신항로 개척



 10세기 이후의 유럽에서 향신료는 굉장히 중요했어요. 향신료가 없으면 음식의 맛을 내지 못 하거나 음식이 금방 상했거든요. 하지만 향신료는 따듯한 인도에서만 나고 유럽사람들은 구경도 하지 못 했어요. 특히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후추를 가장 필요로 했죠. 인도까지 육지로 이동해서 향신료를 사 오면 되지 않냐고요? 그런데 그 때에는 유럽과 인도의 가운데에 오스만 제국이 있었어요. 유럽 국가들은 이슬람을 믿는 오스만 제국과 예루살렘을 차지하기 위해 십자군 전쟁을 벌였는데, 그래서 오스만과 사이가 굉장히 나빴죠. 그러니까 오스만은 유럽 국가들이 인도로 갈 수 있도록 육로를 뚫어주거나 후추를 값싸게 팔지 않았답니다! 당시 오스만이 파는 후추 1g의 값은 같은 양의 금과 똑같았다고 해요. 그야말로 후추 값이 금 값인거죠! 오스만이 그렇게 비싸게 팔자 유럽의 국가들은 '에잇! 치사해서 안 사! 우리가 직접 배를 타고 인도에 가자!'라는 생각을 했고 유럽의 국가들은 너도나도 인도로 향해요. 하지만 번번히 실패한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인도로의 항로 개척이 실패해도 대신 신항로 개척이 되면서 유럽 국가들은 많은 식민지를 두게 되었답니다!



 



 





3. 파인애플-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유럽 국가들의 인도로의 항해가 번번히 실패하고, 당시 포르투갈과 앙숙 사이던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 역시 항해자를 후원해서 인도로 가게 해요. 그 항해자가 바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랍니다! 콜럼버스는 이사벨 여왕이 정치를 하는 동안 네 차례나 인도를 향해 항해를 해요. 그런데 그 네 번 모두 인도의 반대 방향에 있는 중앙아메리카로 간답니다! 그는 그곳에 살던 원주민들에게 인도 사람이라는 뜻의 '인디언'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죽을 때까지 그 곳이 인도라고 믿었어요. 그래서 중앙아메리카의 섬들을 '서인도 제도'라고 부르는 것이랍니다! 콜럼버스는 중앙아메리카에서 후추 대신 금과 고구마 등을 가져왔어요.



 그는 서인도제도에서 껍질이 물고기의 비늘 같은 향이 강한 과일을 먹게 돼요. 바로 파인애플! 파인애플을 처음 본 콜럼버스는 사람들에게 파인애플을 "겉모양은 솔방울처럼 생겼는데 크기는 그 두 배나 되고 맛이 뛰어나다. 무처럼 칼로 잘라 보면 속이 아주 싱싱해보인다"라고 소개했다고 해요.



 



 



4. 오렌지-바스쿠 다 가마의 대항해



 '바스쿠 다 가마'라는 탐험가를 알고 있나요? 그는 포르투갈의 항해자이자 탐험가였는데, 인도까지의 항로를 최초로 발견한 유럽인이에요. 아까 말씀 드렸다 시피 당시 유럽인들은 향신료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다들 인도에 가고 싶어 했죠. 다 가마는 많은 탐험가들이 실패한 인도까지의 신항로 개척에 성공했답니다! 이로 인해 포르투갈은 새로운 해상 제국으로 떠올랐어요. 또한 유럽의 다른 제국들이 인도에 가게 되며 다들 힘을 키워나가고 식민지가 생기면서 제국주의의 밑거름이 되었답니다.



 그런데 다 가마의 항해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게 오렌지 덕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나요? 첫 번째 항해 때, 그와 그의 선원들이 오랫동안 배를 타고 인도로 향하고 있는데, 비스킷이나 소금에 절인 고기를 먹던 선원들은 괴혈병에 걸려서 죽어나갔어요. 당시 괴혈병은 선원들이 자주 걸리는 병이었는데, 오랜 항해 동안 비타민을 섭취하지 못해서 잇몸에서 피가 나고 온몸이 검게 변하며 며칠 내에 죽는 무시무시한 병이었어요. 선원들이 괴혈병에 걸려서 반 이상 죽고 나머지 선원들도 괴혈병에 시달리자, 바스쿠 다 가마는 북아프리가에 잠시 들렸어요. 선원들은 북아프리카에서 비타민이 풍부한 오렌지를 먹고 기적적으로 살아나게 되었답니다! 오렌지가 아니었으면 다 가마는 신항로 개척을 완료하지 못하고 역사가 바뀌었겠죠?



 



 



5. 차-보스턴 차 사건



 영국은 예나 지금이나 차를 즐겨 마셔요. 영국인들은 중국과 인도에서 찻잎을 수입해서, 자신들이 먹기도 하고 식민지였던 미국에 팔기도 했죠. 그런데 문제는, 영국인들이 인도에 세운 무역, 정치기관인 동인도회사(우리나라의 동양척식주식회사, 조선총독부와 비슷함)가 파산 위기에 처하자 돈을 벌기 위해 차에 세금을 붙여서 미국에 차를 비싸도 너무 비싸게 팔기 시작했다는 거죠. 당시 미국에서도 차 열풍이 불었고 대중 음료였기 때문에 미국의 식민지인들은 분노했고 1773년 12월 16일 식민지인들은 원주민 복장을 하고 보스턴 항구에 있던 비싼 홍차를 싣고 있는 영국 상선에 침입했어요. 그들은 300여 개의 상자에 담긴 비싼 홍차들을 전부 바다에 던져버리고 배를 불태우기까지 했죠! 이 사건은 미국과 영국의 엄청난 불화를 일으키고 독립전쟁의 도화선이 되었답니다!



 



 





6. 감자-산업 혁명



 세계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사건이 무엇일까요? 바로 '산업 혁명'( Industrial Revolution)이에요.



산업 혁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까지 영국에서 시작된 기술의 혁신이에요.



증기 기관이 발명되면서 수많은 기계장치들을 만들었고, 평민들이 더이상 시골에서 농사를 짓지 않고 도시에 있는 공장에서 일을 했죠.



 여러분이 조용한 시골에서 살고 있는 농부라고 생각해보세요. 열심히 농사를 짓고 있는데 앞집 사는 철수네가 도시에 있는 공장에서 일하면 돈을 벌기 쉽다는 소문을 듣고 돈 벌러 도시로 떠났어요. 다음날, 옆집사는 영희네도 철수네가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도 지긋지긋한 농사 때려치우고 도시로 가서 돈 좀 벌어보자!' 라고 생각하며 도시로 떠났어요. 들리는 소문에는 도시로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하고, 이웃들도 모두 도시에 돈 벌러 가니 당시 사람들은 우리도 가야만할 것 같은 마음이 든 거죠.



 



 그렇다면 도시로 간 사람들은 부자가 되어서 행복하게 살았을까요? 안타깝게도 아니랍니다. 산업 혁명이 일어난 대도시(대표적으로 런던)에는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지는 과밀화 현상이 일어났거든요. 다들 돈 더 벌겠다고 도시로 왔으니까요. 사람이 많다보니 도시는 더럽고, 오염되고, 살 집도 없어졌어요. 게다가 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넘쳐났기 때문에 공장에 취업하기도 힘들고 해고되기는 굉장히 쉬웠죠. 이렇게 고단한 삶을 사는 대도시의 서민들이 주식으로 먹었던 게 바로 감자에요. 감자는 병충해에 강하고 재배 방법도 비교적 쉬워서 값이 쌌죠. 그래서 돈이 부족하고 제대로 된 집도 없던 서민들은 서둘러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포만감이 높은 감자를 먹은 거랍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감자에 대도시 서민들의 슬픈 역사가 스며들어 있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음식들과 관련된 역사 사건들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우리가 먹는 음식들이 중요한 역사 사건들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감사합니다.



 



 



-참고도서: 역사로 통하는 맛의 항해



 


글쓰기 평가어린이과학동아 기자2018.01.20

민성 기자, 흥미로운 주제의 글을 써 주었네요. 일상에서 우리가 흔히 먹고 있는 음식과 관련된 역사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웠어요. 아마도 참고 문헌으로 쓴 도서를 읽고 정리해 준 것 같은데, 책을 재밌게 읽은 것 같네요. ^^ 책에는 글에 소개하지 않은 더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데 궁금하네요. 다만 책을 읽고 글을 쓸 때는 책의 문장을 그대로 글에 옮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길 바랄게요.

각 소주제에 맞게 잘 정리했고, 글의 기승전결을 잘 갖춘 점도 좋았어요. 문장력도 좋은 편이에요. ^^

몇 군데 띄어쓰기 실수가 있었지만, 긴 글에 비하면 많은 편은 아니에요. 이렇게 글 쓰기 훈련을 많이 하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거예요. 기사 재밌게 잘 봤어요. ^^

[먹은건] → [먹은 건], [21일만에] → [21일 만에], [먹게돼요] → [먹게 돼요.], [항해때] → [항해 때], [항해동안] → [항해 동안], [몇일] → [며칠], [싣고있는] → [싣고 있는], [먹었던게] → [먹었던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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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마늘이 아니라 달래라는 건 알았는데, 콜럼버스가 파인애플을 발견한 건 몰랐네ㅋㅋㅋ
와우! 이야기제작자의 실수인가,몰랐던걸까????????
대박!마늘이랑쑥 아니라니 !!!!!!!!!!!!!
마늘이 아니라 달래였다니!
조금은 덜 고통스러웠겠네요 ㅎㅎ
마늘이 아니라니......

우와~저도 민성 기자가 읽은 책을 읽어보고 싶네요.^-^
오, 흥미롭네요!! 그래도 마늘이 아니고 달래라니 좀 안심이네요. (마늘은 곰이 먹기에 너무 맵잖아요... 신화 읽을때 마다 곰 걱정 했었는데, 이젠 걱정 안해도 되겠어요!)(달래는 마늘보단 덜 매우니까요)
ㅋㅋ 인정합죠.
ㅎㅎㅎ
좋은 평가 감사합니다!!
와우~! 재밌었어요! 마늘이 아니라니, 놀랐어여!
감사해요~ㅎㅅㅎ